하태경, 신지예 영입 '반발'...申 소속 여성단체도 "논의 없었다"

  • 등록 2021-12-20 오후 12:23:18

    수정 2021-12-20 오후 12:23:1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잡기에 성공했던 하태경 의원이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영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젠더 갈등 가볍게 바라보는 윤석열 선대위가 우려스럽다. 젠더 갈등 격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직속 기구로, 김한길 민주당 전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이날 신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페미니즘을 추가하면 젠더 갈등은 해소되고 청년 지지층이 더 오를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생각이겠지요?”라고 물으며 “젠더 갈등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 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에게 빨간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그는 “어른들이 보기엔 아이들의 남녀 갈등이 촛불처럼 바람 한 번 훅 불면 쉽게 꺼지는 줄 안다. 그런데 젠더 갈등은 촛불이 아니라 산불이다. 산불에 바람을 불어넣었으니 갈등은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지금 페미니즘은 국민적 공감대를 완전히 잃어버린 반성평등주의 사상으로 변질됐다. 학자나 정치인 등 비교적 합리적인 페미니스트들도 극단적 여성우월주의단체 ‘워마드’를 두고서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위해선 폭력·혐오가 좀 있어도 된다’는 식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극단성을 고치는 일이 당으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슨 요리법처럼 여기저기서 한 스푼씩 넣는다고 청년 지지가 확 살아 오르는 게 아니다. 젠더 갈등을 가볍게 보는 윤석열 선대위의 시선이 우려스럽다. 젠더 갈등 고조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혼란스러운 건 신 대표가 속한 여성단체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신 대표의 윤 후보 선대위 합류를 언급하며 “신 대표의 결정은 한국여성정치네크워크와 사전에 논의된 바 없으며, 조직적 결정과 무관한 일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에 관심과 후원,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심려와 혼란을 야기한 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신 대표의 행보에 대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의 조직적 후속 대응은 추후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와 회원 총회 등을 거쳐 결정하고 안내 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신 대표는 이날 인재영입 환영식 후 페이스북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의 목표가 “정권교체와 정권교체 너머에 있는 승자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라며 “윤 후보는 약속했다. 새 시대를 열겠다고 말이다. 저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일원이 되어 윤 후보와 함께 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길에 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불과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신 대표는 트위터에 “국힘은 페미니스트들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이 대표, 하 의원을 중심으로 모였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반발 기류와 함께 젠더 갈등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신 대표의 영입식에서 “서로 생각이 조금씩만 다르면 극한투쟁을 벌이는 식으로는 국민이 외면하게 된다”며 “새로운 영입 인사들을 통해 국민 지지기반도 더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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