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목걸이와 팔찌가 정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대응해 여당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을 문제 삼으면서 영부인들의 패션 아이템이 정쟁의 대상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 동행 당시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고가 추정 목걸이(왼쪽)와 지난 2018년 한 일정에서 김정숙 여사가 착용한 고가 추정 브로치.(사진=뉴시스·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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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치권 및 업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간담회에 참석했을 당시 착용한 목걸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로 백금과 다이아몬드를 조합해 눈꽃 결정 형태를 표현했다. 진품일 경우 가격이 6200만원에 달한다.
김 여사는 이와 함께 반 클리프 앤 아펠의 팔찌와 ‘까르띠에’ 팔찌를 함께 착용하는 스타일도 자주 선보였다. 반 클리프 앤 아펠의 팔찌는 ‘스위트 알함브라’ 제품으로 200만원대 가격이다. 까르띠에 제품은 ‘C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으로 알려졌는데 15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반 클리프 앤 아펠은 부부였던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살로몬 아펠이 1896년에 설립한 명품 브랜드다. 보석과 시계, 향수 등을 판매한다. 까르띠에 역시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보석, 시계 등이 주력상품이다. 핸드백 등 패션 제품도 생산한다.
| 지난 6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는 김건희 여사의 옷깃에 브로치가 달려있다.(왼쪽) 5월 취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 여사의 손에 팔찌가 보인다.(사진=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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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브랜드는 모두 매출로 빅4를 이룬다. 반 클리프 앤 아펠, 까르띠에를 비롯해 불가리, 티파니 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석 브랜드다. 까르띠에는 매출 기준 3대 명품 시계 브랜드에 포함되기도 한다.
국내 명품 시장 호황으로 이 브랜드를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6월 반 클리프 앤 아펠은 대전 신세계에 입점하기로 하면서 대전에 첫 매장을 열었다. 명품 유치를 둘러싸고 신세계 및 갤러리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제품이 고가이다 보니 이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고위직 재산공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재산 등록 누락 문제가 불거졌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재산 신고가 되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이 문제 삼는 장신구는 목걸이와 팔찌, 2600만원 상당의 브로치 등 3점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도 김정숙 여사를 소환해 맞불을 놨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김정숙 여사님 의상비와 액세서리 비용 전체를 비서실에서 추계해 주시기를, 자료 요청을 다시 드린다”며 대응했다.
| 김정숙 여사가 ‘2020 기부 나눔단체 초청 행사’에 참석, 구세군 모금함에 성금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진주 반지를 돌려끼고 있다.(영상=온라인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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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7월 인도 영화 ‘당갈’을 관람하면서 인도 유학생들과 만난 일정에서 착용한 브로치가 2억원 상당의 까르띠에 제품이라는 의혹이 나왔던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해당 브로치가 까르띠에 제품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여사는 또 옷값을 둘러싼 의혹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특활비를 활용해 김 여사의 의상 장만에 나섰는지 한국납세자연맹이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청와대는 이를 거부하며 항소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