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관통하는 태풍 ‘종다리’…제주 100㎜·경기 80㎜ 물폭탄

21일 충남 상륙 후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듯
상륙 전후해 세력 약해져 소멸할 듯
태풍 뒤도 ‘비 소식’…“침수 등 대비해야”
폭염, 잠시 누그러졌다 주말부터 다시 기승
  • 등록 2024-08-20 오후 12:37:04

    수정 2024-08-21 오전 9:31:45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9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를 관통하며 많은 비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20일 늦은 오후 태풍이 열대저압부(TD)로 약화해 한반도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이 품고 있던 비구름이 많은 강수를 쏟아낼 것으로 보여 해안 저지대 등에서는 침수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 폭염과 열대야는 잠시 수그러들었다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 중인 2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120㎞ 해상에서 시속 30㎞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8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9m다.

당초 서해안에 바짝 붙어 황해도 부근에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쯤 제주에 근접해 통과해 다음날인 21일 오전 9시 충남 서산에 상륙, 한반도를 직접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 3시 강원 속초 부근으로 이동한 이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기상청은 종다리가 내륙에 가까워지는 21일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 열대저압부(TD)로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날 기상청 수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저녁 제주 서쪽을 지나며 육상과 거리가 가까워지며 마찰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서해상 수온이 높지만 수심이 낮아 열 용량이 낮고 태풍의 대기 상부에 고압부가 자리해 태풍 약화 조건이 많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겠지만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20~21일 예상강수량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는 제주는 30~80㎜(많은 곳 중산간, 산지 10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다음으로 태풍의 영향을 받는 전라권과 경상권의 경우에도 최대 10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21일 오전 태풍이 한반도로 진입하며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오는 충청권과 경기 남부의 경우 최대 80㎜의 비가, 그 외 수도권은 20~60㎜의 비가 예고됐다.

특히 남해안 및 지리산 인근에선 많은 비에 주의해야 한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0일 밤부터 21일 새벽 사이 남해안과 지리산 쪽을 중심으로 호우 예비특보가 예상된다”며 “21일 새벽에서 같은날 오후까지 중부·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 풍속 20m/s의 강한 바람과 최대 5m의 높은 물결로 해안가를 중심으로 저지대 침수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터 이날 오전 8시부로 태풍 대처를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많은 비에도 폭염과 열대야는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종다리가 뿌리는 비에 최고기온이 31도까지 낮아지겠지만, 따뜻한 고기압 등의 영향으로 주말부터 다시 33도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저기온 역시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22일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태풍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뒤 중국 상해 부근에 위치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며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예상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10~50㎜ △강원내륙·산지 10~50㎜ △대전·세종·충남·충북 10~50㎜ △광주·전남·전북 5~40㎜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5~40㎜ △제주 10~40㎜다. 김 분석관은 “태풍 비 피해 이후 추가 비가 내리며 누적 강수량이 증가하며 침수 등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9호 태풍 ‘종다리’ 예상 경로. (사진=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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