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 고맙다" 中企, 여름가전 대응에 '분주'

신일산업, 올해 선풍기 판매 목표 전년比 30% 이상
캐리어, 에어컨 매출 전년比 30% 증가 '방긋'
청호나이스 에어컨 진출, '관리'에 차별화 '강점'
에어서큘레이터 등 여름가전 다양화에 中企 진출 활발
  • 등록 2018-06-13 오후 8:30:00

    수정 2018-06-13 오후 8:30:00

신일산업이 최근 출시한 ‘2018년형 서큘레이터’ 스탠드형(왼쪽)과 일반형. 신일산업은 올해 에어서큘레이터를 포함한 선풍기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30% 높게 설정했다. (사진=신일산업)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국내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의 ‘여름가전’ 판매 확대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냉방가전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업체들은 영업·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풍기·에어컨 등 과거 단조로웠던 제품군도 최근 에어서큘레이터·에어커튼 등으로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002700)은 올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선풍기(에어서큘레이터 포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최근 충남 천안공장 3개 생산라인에서 하루 평균(8시간 기준) 4000대의 선풍기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에어서큘레이터 2종이 최근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생산량 확대에 나서는 것. 신일산업의 에어서큘레이터는 출시 3주 만에 6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분에 약 2대씩 판매한 셈이다. 신일산업은 에어서큘레이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전체 선풍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어서큘레이터는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제품으로 바람의 세기와 범위가 기존 선풍기와는 다르다. 선풍기가 짧은 거리, 넓은 범위에 바람을 보낸다면 에어서큘레이터는 고속 직진성 바람을 최대 15m까지 집중적으로 쏴 주는 것이 차이다. 때문에 에어서큘레이터는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찬 바람 순환을 도와 실내를 더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신일산업은 올해 에어서큘레이터를 주력 여름가전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대형 양판점과 온라인 쇼핑몰 위주로 판매하는 기존 선풍기와 달리 에어서큘레이터는 TV홈쇼핑을 통해 집중적으로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신일산업은 에어서큘레이터 2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국내시장(국산 기준)에서 1위에 올랐다. 국내 에어서큘레이터 시장은 최근 3년 전부터 커져 현재 약 7~8개 중기들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에어컨과 함께 쓰는 가전으로 알려져 있던 에어서큘레이터가 최근엔 선풍기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올 여름 신일산업의 주력제품으로 영업·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위주인 에어컨 시장에선 오텍의 계열사인 캐리어에어컨이 적극 나서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의 올 상반기(6월 현재 기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지난 5월 날씨가 평년보다 덜 더웠던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판매량은 눈에 띄는 성장세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더욱이 올해는 전년보다 늦더위가 길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에어컨 판매도 뒷심을 일으킬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캐리어에어컨은 올해 에어컨 판매가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이 올 상반기 출시한 2018년형 ‘AI Master 에어로(Aero) 제트(Zet) 18단 에어컨’. (사진=캐리어에어컨)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올해는 TV홈쇼핑과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전국 자체 서비스센터 300곳에 영업사원들을 대거 투입해 제품을 직접 교체하는 등 각종 소비자 대응에 신속하게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름가전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중기도 있다. 정수기 등 렌털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청호나이스가 대표적이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에어컨 시장에 진출했다. 벽걸이형·스탠드형 등 총 7종의 에어컨 브랜드 ‘하이파’를 내놓고 최근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대기업 위주 에어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청호나이스는 ‘관리’에 차별점을 두며 야심차게 시장을 개척 중이다. 청호나이스의 독자적인 2000여개 엔지니어 조직을 활용,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도 에어컨 설치에 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일반적인 에어컨 업체들이 제품 설치를 외주로 진행하는 것과 달리, 자체 조직을 통해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며 “아직까지 제품 판매가 급속도로 늘고 있진 않지만 꾸준히 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중기들이 제품 다각화 차원에서 여름가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전기그릴업체 자이글(234920)도 선풍기와 에어서큘레이터 출시로 여름가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주력인 전기그릴 ‘자이글’ 외에 여름철 수요가 많은 제품 출시로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주방용품 외에 기타가전 판매 비중도 매출대비 5% 이상을 넘으며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여름가전 시장에 진출하거나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가전 중기들이 늘고 있다”며 “기존 에어컨 위주였던 여름가전 시장이 최근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중기들이 진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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