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사업구조 중복 논란 속 조용히 인원 조정
SK플래닛과 KT 모두 회사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인데, SK플래닛은 통신에 갇혀 인터넷(플랫폼) 사업을 잘 못하니 따로 분리해 잘 해보자는 의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현금 보유가 상당한 반면, SK그룹내 ICT계열사들과 사업이 중복되거나 인원이 너무 많고 성공 스토리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올 들어 희망퇴직 형식으로 직원 수를 조정했다. 퇴직 이후 기본급 기준으로 2년 반 정도에 해당하는 나쁘지 않은 혜택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올해 가을이면 분사 3년째가 지나서 분사 초기 SK텔레콤에 맞췄던 보너스도 자체 성과에 따라 지급된다”면서 “회사 경영을 효율화하고 로엔 등을 매각하고 남은 돈으로 해외 우수 업체를 인수합병(M&A)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SK플래닛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구조조정을 통해 1500명 이상의직원을 4~500명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 C&C, SK플래닛과 SK브로드밴드 등 그룹 내 회사들이 서로 일부 사업이 겹치면서 경쟁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일부 비효율이 발생해도 각자 경쟁하는 속에서 승부수를 띄울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부재 속에서 일단 계열사 간 경쟁을 진행하지만, 이후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KT는 플래닛의 사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규모다. 황창규 회장은 △15년 이상 재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이달 말까지 퇴직처리하기로 했으며 △이와 별개로 1만 명 이상 유선 인력이 종사하는 KT 지사 근무 직원이 해 왔던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5월부터 KT M&S, KTIS, KTCS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KT 전체 직원 3만 2000여 명 중 1만여 명 정도 이번 조치로 구조조정되고, 최대 2만여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데다 서비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14%에서 17%로 높아져 인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해당 직원들은 반발
하지만 지사 직원들은 이석채 전임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직원들의 고통으로 돌리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KT 직원은 “회사를 망친 이석채 전 회장에 대해 회사 측은 급여와 성과급,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30억을 지급했다”면서 “부실 경영의 책임을 왜 직원들이 가혹하게 져야 하는가, 자녀 학비보조 중단은 생계를 위협할 만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3월 31일 이통 3사들의 공시를 보면 KT는 이 전 회장에게 지난해 보수로 총 29억 7900만 원을 지급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12억 6600만 원)과 이상철 LG유플러스부회장(16억 7400만 원)의 보수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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