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나가라지, 갈 곳은 없지`..서민들 전세난에 허리휜다

서울지역 평균 전세 재계약하려면 5천만원 있어야
집주인들 월세 전환 요구에 난감
전세금 장만 못하면 서울서 쫓겨날 판
  • 등록 2011-09-01 오후 3:34:23

    수정 2011-09-01 오후 4:53:42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망우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씨(31세). 90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 이씨는 최근 며칠간 밤잠을 설쳤다. 전세만기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월세로 바꿔 재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나가달라고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를 알아보니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는 2년전에 비해 2000만~3000만원 가량 오른 상태.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현재 전셋값으로 구할 수 있는 변변한 아파트는 없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전셋값이 계속 뛰면서 서울 변두리라도 1억미만 아파트는 씨가 말랐다는 힘빠지는 얘기만 들어야 했다. 결국 이씨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달라는 집주인을 설득해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30만원 반전세로 어렵사리 집문제를 해결했다.   경기도 군포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구모(39세)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2년전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전셋값 1억3천만원으로 구했는데, 최근 주위 시세가 4000만원 가량 오른 것을 알고 걱정이 태산이다. 구씨는 "목돈을 구하기 어려워 근처 월세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전셋값이 워낙 올라 직장 동료들 중에서도 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이 늘고 있다. 전세를 재계약하려면 수천만원을 더 얹어줘야 하는 건 기본. 2년전 전셋값으로 현재 거주지에서 같은 크기의 집을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금융권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은행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2금융권 등에 기대려니 이자부담이 만만찮다. 결국 세입자들은 현재 살던 곳을 벗어나 신도시 등 외곽으로 이주를 하거나, 월세를 요구하는 주인들의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목소리도 전세난을 실감케 한다. 서울 미아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혼집을 장만하려고 중개업소를 찾는 예비 부부들이 생각보다 높은 전세가에 당황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기존 세입자들은 전세대출을 받아서라도 재계약을 하고 있고, 일부는 아파트에서 빌라로 옮기거나 경기도 외곽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급등의 진앙지로 지목된 강남구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 반포동 P공인중개사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의 경우 2년전만 해도 112㎡(34평)의 전세가가 4억5000대였는데, 지금 비싼 곳은 7억~8억대에 계약이 성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수억원씩 오른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해 강남권을 이탈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중개업소의 귀띔이다.   
▲ 자료: 부동산써브
  전세난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가 2년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과 현재 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을 위해 추가로 드는 비용은 평균 4906만원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 정도는 있어야 지금 사는 집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평균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초·강남·용산·송파구의 경우 6000만~9000만원 가량이 올랐고, 전셋값이 저렴했던 구로·중랑구와 노원·도봉·강북·금천구 등도 1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전세 2년차가 임박한 서민들은 자금을 준비하지 못하면 서울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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