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침체에 빠졌던 제주도 부동산시장이 다시 상승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제주신화월드 테마파크 개장과 영어교육도시 4번째 국제학교 개교 소식에 국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발표된 주요 개발 호재들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한 가운데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는 도심지 신규 택지개발 계획 발표도 예상된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위축과 지난 2~3년간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미분양 주택 증가 등이 겹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제주 부동산시장이 다시 작년과 같은 가파른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발 호재 잇단 결실·인구 유입 지속
11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에 자리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4번째 국제학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제주’가 내달 문을 연다. 공공 4592억원, 민간 1조 3218억원 등 총 1조 78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영어교육도시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JDC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국제학교 추가 개교로 전국의 교육 수요가 서귀포 대정읍으로 몰리면서 현지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개발구역 내에 있는 라온프라이빗에듀아파트나 삼정G에듀아파트, 캐논스타운 등은 최근 2년간 전용면적 60㎡형이 2억원 이상, 85㎡형은 3억원 이상 뛰었다.
영어교육도시와 맞닿아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에는 이달 말 초대형 테마파크 제주신화월드가 개장한다. 이달 테마파크가 개장하고 내후년까지 2단계로 호텔 및 리조트, 워터파크 등이 문을 열면 총 6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귀포시 일대 부동산 가격을 견인하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그밖에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심지 내 신규 택지 개발과 오라관광단지, 제2공항, 신항만, 헬스케어타운,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등도 대기 중인 대형 호재들이다.
인구 유입도 꾸준하다. 제주 인구는 2010년 순유입 전환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해도 월평균 1000명 이상 늘며 부동산시장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 부동산시장, 사드 브레이크 풀리나
9월 첫째 주 제주지역 집값은 0.03% 내려 하락 전환했다. 8월 둘째 주 0.05% 상승 이후 주간 변동률이 매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 들어 누적 집값 변동률도 주택 전체 0.75% 상승, 아파트만 놓고 보면 0.56% 상승에 그쳤다. 제주시에서 첫손에 꼽히는 주거지역인 노형동에서는 매매가격이 떨어진 단지도 등장했다. 노형뜨란채아파트 전용 75㎡형은 작년 3분기 4억 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3500만원 낮은 4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이후 한중간 정치적 갈등이 빚어지면서 올 들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고 최근 몇년간 제주도 땅을 사들였던 중국 자본이 발길을 끊은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내 부자들의 제주 투자 관망세로도 이어졌다. 최근 읍면 지역에서 우후죽순 지어진 타운하우스 등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것도 제주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고창덕 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은 “제주는 8·2 대책의 규제 대상지역에서 빠졌기 때문에 풍선효과 기대감도 있다”며 “인구도 계속 늘고 있고 개발 호재가 많아 지역 구분 없이 육지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는 요새도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