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3일자 35면에 게재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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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미국에서 태어나 신문기자로 일하다 1차대전에 참전, 피츠제럴드·포크너와 함께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작가로 주목받아 온 그는 1961년 자살로 생을 마칠 때까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 ‘노인과 바다’(1952)를 비롯한 뛰어난 장편소설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남다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70여편의 단편소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헤밍웨이의 그 단편소설들 가운데 최고의 이야기로 꼽히는 작품을 엄선한 ‘킬리만자로의 눈’(328쪽, 문학동네)이 출간됐다. 삶의 한순간을 포착해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킨 수작 13편이 실렸다. 이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킬리만자로의 눈’은 한 인간의 공허와 고독을 통한 깨달음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 해리는 아프리카 사냥여행 중 부상을 입고 다리가 썩어들어가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주변에는 새들이 배회하며 그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를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편집에는 이밖에도 헤밍웨이의 인생관과 작품이 미학적으로 발전해나간 과정을 보여준 ‘닉 애덤스 이야기’, 스페인 시절 경험이 반영된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1차대전 당시 적십자사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이제 내 몸을 뉘며’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