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7]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 부회장 부재..무섭고 잠이 안온다"

이재용 1심 이후 첫 삼성전자 부문대표 간담회
부문 대표로선 사업재편·대형M&A 결정에 한계
지금 잘나가도 3~5년 후 비전에 물음표…"참담하다"
  • 등록 2017-09-01 오전 11:01:01

    수정 2017-09-01 오후 4:32:16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가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베를린(독일)=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어선 여러 척이 공동작업하는 선단을 생각해 보세요. 선단장 없이 고기를 잡으러 가는 선단이 상상이 됩니까. 저는 선단에서 한 배의 선장일 뿐입니다. 외부에선 별 것 아니라고 하지만, 저희들은 정말 참담합니다”

윤부근 삼성전자(005930)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를 ‘선단장 없는 선단’에 비유하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IFA(국제가전박람회) 2017’ 개막에 앞서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충격적인 유죄 선고로 장기간 총수 부재가 불가피해진 삼성전자는 당분간 권오현 부회장(DS부문 대표)·윤부근 사장(CE부문 대표)·신종균 사장(IM부문 대표) 등 각 부문별 대표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부회장의 1심 선고후 처음 언론과 만난 윤 사장은 간담회 내내 “답답하다”, “참담하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총수 없는 삼성전자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다.

윤 사장은 “요즘 IT업계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워낙 변화가 빨라 개인적으로 무섭고, 잠도 잘 못 잔다”면서도 “하지만 (나같은) 일개 배의 선장은 내가 맡고 있는 부문은 가능해도, 전체 사업구조 재편이나 M&A(인수합병)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총수 부재가 별것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배를 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배에 타고 있는 사람과 배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시각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 마음 아프고 두렵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이 부회장 부재가 큰 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당장 올해, 내년은 짠다고 하지만, 현장을 보고 듣고 느끼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여러 리더와 만나 얻은 인사이트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야하는데 그런 걸 하나도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3~5년 뒤에 만들어야 할 비전과, 목표에 가기 위한 사업 재편·M&A가 모두 멈춰선 것”이라며 “‘졸면 죽는다’는 신종균 사장 말처럼 이런 시대에 삼성전자의 상황이 제가 어떻게 더 이상 표현해야 할지 참담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윤 사장은 최근 M&A가 막판에 좌초된 사실도 처음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 없지만 AI 관련 업체를 인수하려 했으나, 내부적으로 타이밍을 놓쳐 제때 의사결정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사내 이사회 외에 여러 의사 결정 내리는 경영위원회가 있지만 사업 개편, 대형 M&A 등이 경영위에서 최종 결정되는데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각 사업부 수장은 내부 커뮤니티에서 보지만 권오현 부회장이나 신종균 대표와는 경영위원회 빼면 자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의 면회 당시 오갔던 대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몇가지 말씀을 했지만 전달하긴 곤란하다”며 “비즈니스에 대해 말했고, 1등에 관한 것을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정이든 사업이든 가장 중요한 게 오너십”이라며 “제 사업을 제가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에 비하면 1000분의 1도 안 되고 그 오너십의 발로가 바로 오늘의 삼성을 이뤘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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