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48시간 내 공격 가능성에 이스라엘 대비"

이란 지도부 관계자 "공격 계획 논의…결정은 아직"
이란 영사관 폭격에 '응징' 예고
美 정보당국도 임박 판단…"이스라엘 본토 공격 가능성"
  • 등록 2024-04-12 오후 2:10:04

    수정 2024-04-12 오후 2:10:0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이 48시간 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WSJ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24~48시간 내 이란이 북부나 남부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측에서도 공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란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공격 계획이 논의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자국 영사관을 공격,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 공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관계자 7명을 포함해 시리아인 4명,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관계자 1명 등 모두 1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IRGC 해외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선임 사령관도 포함됐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이스라엘을 향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응징을 예고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번주 초 이란 또는 대리 세력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미국 관리는 이날 “미국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보복 공격이 며칠 내 이스라엘 영토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직원과 가족에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스라엘 중부, 예루살렘과 베레 셰바 외곽으로의 개인 여행을 제한한 것도 공습 임박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이스라엘 남부 공군기지 연설에서 “어떠한 공격에도 직접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를 해치는 누구라도 우리가 해칠 것이다. 공격이든 방어든 이스라엘의 모든 안보 필요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정보에 따르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공격당한 건물은 외교 시설이 아니라 쿠드스군이 사용하는 건물로 민간인 시설로 위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습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공격 관련 여러 가지 옵선을 제시했다고 준군사조직의 한 고문의 발언을 WSJ는 전했다. 공격 시나리오에는 중거리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시간 사이에 혁명 수비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이스라엘 하이파 공항과 디모나의 핵 시설에 대해 모의 미사일 공격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게시됐다. 한 이란 관리는 “이란이 공격 받을 경우 이스라엘의 전력·담수화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공격 방안을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전략 인프라에 대규모 보복을 감행하는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명 수비대 자문관은 “공격 계획이 최고 지도자에게 제시돼 있으며 그는 여전히 정치적 위험을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동맹세력들은 1981년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병합한 분쟁지역인 골란고원이나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아랍 지역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공격해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가 있을 경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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