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통신사들도 수사기관 자료제출 투명성 보고서 내라"

통신사 회선차단이나 감청 피해 심각해
통신사도 투명성 보고서 내야..법원, 통신사들 배상 인정
  • 등록 2015-01-26 오후 12:03:13

    수정 2015-01-26 오후 12:23:5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시민단체들이 네이버(035420)·다음카카오(035720)뿐 아니라 통신사들도 수사기관의 고객 정보 요청에 대해 요청 건수과 처리 건수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인터넷기업들의 경우 2013년 미국 CIA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 네이버·다음카카오 등이 잇따라 ‘투명성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국내 통신 3사 중 ‘투명성 보고서’를 내거가 낼 계획이 있음을 밝힌 곳은 하나도 없다. 26일 서초 사옥의 광화문 신사옥 이전을 기념해 기자들을 만난 황창규 KT(030200) 회장도‘투명성 보고서’에 대한 질문에 “그 보고서는 아직 보고받지 못해 무엇이라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단체가 모인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투명성 보고서는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의 실태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많은 통신사업자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이 보고서는 사이버상 감청이나 내용심의 관련해 그 권리보호가 충분한지 제도개선을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인터넷회선사업자(통신사)들이 취하는 회선 감청이나 서비스 차단 등의 조치가 국민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통계도 즉각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투명성 보고서는 달라지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 통신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시작할 것인지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투명성 보고서’를 발표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경우 수사당국의 불분명한 통신자료 제출을 중단하면서 압수수색영장 집행이 증가했다.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요청은 2012년 1487건에서 2014년 9342건으로 6.3배나 증가했다. 처리 건수 역시 2012년 1278건에서 2014년 8188건으로 6.4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영장 집행 요청건수는 2012년 1363건에서 2014년 4772건으로 늘었으며 처리건수도 각각 1284건에서 4398건으로 증가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역시 2012년 811건에서 2014년 3864건으로 늘었으며, 처리건수는 704건에서 2999건까지 증가했다.

한편 지구적으로 디지털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관심과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기다. 유엔에서는 2013년 총회 결의안 이후로 2014년 6월 인권최고대표가 프라이버시 보고서를 발표했고, 같은 해 10월 한국에서 사이버망명이 한창일 때 또다시 총회에서 프라이버시권 보호를 위한 특별절차 마련을 촉구하는 두번 째 결의안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부는 참여연대가 시민 3명을 대리해 SK텔레콤(017670), KT, LG유플러스(032640)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및 손해보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수사기관에 자신들의 신상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알려달라는 요구에 통신사들이 불응하자 시작된 소송으로, 재판부는 자료 제공 현황 공개는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현하는 것으로 수사 편의보다 보호할 가치가 더 크다며 1인당 20~3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토록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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