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은 지난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결산내역을 확정하고 기획재정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수은은 통상 연간 1조2000억~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충당금적립전)을 거둬왔으며 지난 1분기(1∼3월)에도 1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수은이 적자를 낸 것은 조선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수은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건전성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강등하면서 충당금 폭탄을 맞았다. 이미 수은은 지난 5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해당 여신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데다 6월에는 주채권은행으로 관리하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 성동조선 여신도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보수적으로 분류한 상태였다.
사상 첫 적자로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뚝 떨어지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6월말 현재 BIS비율은 10.01%로 시중은행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은이 적자를 내면서 정부는 1조원의 현금출자를 예정하고 있다. 이미 9350억원은 출자를 완료했다. 수은 관계자는 “적자를 감안해도 1조원의 현금 출자로 9월말 기준으로 BIS비율은 10.5% 수준이 예상된다”며 “나머지 650억원도 올해 중 출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은은 국가 수출 산업을 지원하는 ECA으로 선박·플랜트 산업 등에 대한 수출 금융과 국내 조선업 대부분의 선수급환급보증(RG)를 담당하고 있다. 수은 기능이 위축될 경우 수출 금융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자로 인해 수은 본연의 기능이나 역할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