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유플러스, 방통위 조사 거부…공권력 도전인가

  • 등록 2016-06-02 오전 11:55:58

    수정 2016-06-02 오후 3:44:5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특가 판매가 가능한 법인폰을 일반폰으로 유통시켜 골목상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LG유플러스(032640)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실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단독 사실조사를 이해할 수 없으니 관련 자료를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방통위에 접수했으며, LG유플러스 법무실장과 담당 공무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옛 통신위원회 시절부터 현재까지 통신회사들이 대놓고 사실조사 전에 관련 증거 자료를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적은 없다.

2일 방통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일 본사로 현장조사를 나간 방통위 직원들의 조사를 거부했다. 방통위 조사원들은 회사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하2층 회의실에서 LG유플러스 직원들을 만났다.

LG유플러스는 대신 방통위에 공문을 보내 사실조사 전에 납득할만 한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또 LG유플러스 법무실장은 조사 자제를 부탁하면서 방통위 공무원과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가 사실조사를 하기 전에 기업에 기반 자료를 주게 되면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며 “그런데도 LG 측은 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식적으로 공권력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피심의인이) 위반행위를 인정하는 경우 조사하게 돼 있는데 현재 시장은 조용하고 사실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이미 법인폰의 일반 유통을 중지해 기반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며 “7일 전에 통보하게 돼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통법은 법 위반 행위와 관련 정부의 인지에 따라 위반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실조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경우 7일 전 통지 원칙에서 예외로 돼 있어 논란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단말기 다단계판매 때에도 LG는 방통위의 조사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사실조사 전에 관련 자료를 내놓으라고 하는 건 검사가 수색영장을 가지고 갔을 때 어떤 증거를 갖고있는지 알아야 수색에 응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정부의 법 위반 조사를 회피하려고 차량에 증거자료를 넣고 불을 지르거나 방통위 조사원들이 오기 전에 관련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과 조사 방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으로 조사를 거부하고 공문을 접수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방통위 또 다른 관계자는 “모욕을 당한 공무원 개인 문제가 아니라 방통위 전체에 대한 무시”라면서 “조직의 위상이 쪼그라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공문으로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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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폰으로 둔갑한 '법인폰'..방통위 사실조사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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