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빈대 경계령이 번지는 가운데 한국 뿐 아니라 인근 홍콩에서도 빈대에 대한 공포감이 번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에서 빈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살충제 구매가 촉발했고 해충 방제 문의가 급증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국가간 여행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선 빈대가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홍콩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해충 방제 회사 노베드벅스를 운영하는 프란시스코 파조스는 “일반적으로 한달에 약 400건의 해충 처리 요청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난 3일 동안 한달치 작업을 마쳤다”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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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 등에서 빈대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빈대를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국제도시인 홍콩은 인구 밀도가 높고 따듯한 기후 탓에 빈대에 대한 공포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전자상거래 플랫폼 숍라인에 따르면 광군제 기간이었던 지난 주말에는 해충 방제와 빈대 퇴지 제품 판매가 이전보다 172배 증가했다. 빈대 방지 여행용 키트를 판매한 한 소매업체는 하루만에 200만홍콩달러(약 3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해충 방제 회사 아이비의 컨설턴트인 헨리 쳉은 SCMP에 “보통 한달에 빈대 관련 호출이 8~10개 정도인데 이번달에는 벌써 20개 정도가 됐다”며 “대부분 요청은 쿤통·콰이청·웡타이신·툰먼 등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정부에서 해충 통제 자문과장을 지냈던 옌밍치는 지난 수십년 동안 홍콩에서 빈대 문제가 존재해왔지만 최근 언론 보도와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이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빈대의 알이 습한 날씨에 부화하는 만큼 내년 봄 발병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11월부터 홍콩은 시원해지고 습도도 낮아져 빈대를 포함한 많은 곤충이 살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니다”라며 “당국이 모기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다시 더워지기 직전에 빈대를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빈대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철저한 위생 관리와 방역·검역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옌 전 과장은 “살충제 분말과 액체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빈대를 죽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해충이 만연한 지역을 수색한 경험이 있는 전문 해충방제업체에 맡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