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보면 남는 장산데"…슈퍼달러로 고민하는 투자자들

달러 강세 탓 미국 FDI 투자 타격 우려
  • 등록 2015-03-23 오전 11:52:23

    수정 2015-03-23 오전 11:52:23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스코틀랜드 에너지설비 중소기업인 바이오어스(Vioearth)는 50만달러 투자계획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미국 현지에 발전허브 ‘바이오스마트’를 세우려 계획했지만 달러 강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던컨 맥닐 맥컬룸 최고경영자(CEO)는 “(달러화 강세가) 우리 재무 모델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걱정했다.

달러 인덱스, 출처:마켓워치
이처럼 미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강(强) 달러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가 살아나고 에너지비용이 저렴해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치솟는 달러값으로 인해 투자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

특히 이번주 예정된 미국 투자 서밋(Select USA Summit)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행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같은 제계 거물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투자설명회다. 오마바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역내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름길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 FDI 유치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미국 FDI 비중은 전세계를 통털어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런데 2013년에는 비중이 5분의 1까지 줄었다. 특히 작년에는 60%나 감소했다. 영국 보다폰이 버라이즌 주식 1300억달러어치를 팔고 나간 영향을 고려해도 큰 폭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미국 법인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포인트 높고 최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데 실패해 기업 경쟁력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달러 강세라는 걸림돌까지 등장한 것이다.

스테판 셀릭 미 상무부 산하 국제 무역청 차관은 “달러 강세는 무역과 투자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 투자를 더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달러 강세가 초기 투자비용에는 부담을 주지만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길게 보고 투자하면 남는 장사란 것이다.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영국의 드랙스 그룹은 최근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톱밥공장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환율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차원에서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도 “미국 달러 강세는 좋은 것”이라며 “통화 가치 상승은 미국 경제의 활력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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