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면 '아수라장' 등굣길 학생들 공포에 떠는 이유는?

서초구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현장
"우리 조합원 뽑아라" 아침마다 시위
등굣길 학생들 및 주민피해 유발 ,공사지연 등 부담
  • 등록 2019-05-24 오전 11:29:27

    수정 2019-05-24 오후 1:45:08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에 한 건설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이 간판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방배동 거주 독자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김용운 기자] “아이들이 동네가 무섭다고 한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 한 건설노조의 작업 방해와 집회로 인근 주민과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아침마다 확성기를 틀어놔 소음을 유발하고 공사장 입구의 농성으로 주변이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건설 노동조합 단체 중 한 곳인 민주연합 전문건설산업노동조합(이하 민주연합) 100여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GS건설이 진행 중인 ‘방배그랑자이(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민주연합 노조 조합원 중 1명은 공사 현장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간판에 올라 경찰과 대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민주연합은 지난 14일부터 해당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장에는 당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건설 노조 조합원이 투입돼 골조 공사가 진행 중 이었다.

집회가 발생한 이유는 또 다른 건설 노동조합인 민주연합이 소속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실력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건설 노조 간 ‘일자리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채용에 대한 노조의 실력행사에 원도급 업체인 GS건설은 물론 현장 골조공사 전문업체도 무척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방배경남아파트 공사 현장 관계자는 “노조에서 단체로 몰려들면서 현재 현장 작업이 올 스톱된 상황”이라며 “이미 충분한 인력을 투입한 상황에서 무작정 인력 채용 요구는 무리가 있다. 난처한 상황이지만 공사 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연합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만 고용하려는 현장에서 우리의 고용을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부당 한 일인가”며 “오히려 GS건설과 경찰이 우리를 위협하고 협박하고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집회로 공사일정이 지연 될 경우 재건축 조합원들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공사 현장 주변 방배동 주민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인근 방배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는 이모(42세)씨는 “최근 열흘 남짓 아침마다 계속되는 공사 현장 시위로 소음 발생은 물론 경찰과 구급차가 몰려들면서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통학하는 대로변에서 아침마다 집회를 벌여 아이들도 무서워하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방배그랑자이 공사장 현장 앞은 노조가 집회 신고를 한 상황이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차와 인력을 대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모습.(사진=방배동 거주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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