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불법 구조물을 세워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해밀톤 호텔 대표가 징역 1년을 구형 받았다.
|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호텔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없이 점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76)씨가 6일 오전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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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판사)은 6일 도로법 및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밀톤 호텔 대표 이사 이모(76)씨를 포함한 3명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년을, 라운지 바 브론즈 임차인 안모(40)씨와 호텔 별관 입점한 주점 프로스트 업주 박모(53)씨에게는 징역 8월을 구형했다. 해밀톤 호텔 법인인 해밀톤 관광에는 벌금 3000만원, 프로스트 법인 디스트릭트에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8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2층 후면에 위치한 라운지 바 브론즈 매장에서 무단으로 구조물을 증축한 부분에 대해 용산구청이 시정 명령을 내리자 2019년 11월 4일께 이를 철거했다. 하지만 이들은 시정 확인을 받은 뒤 같은 달 15일 바닥 면적 약 17.4㎡ 규모의 건축물을 다시 중축하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건축물이 건물 앞 도로 14.5㎡를 점용해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호텔 주변 통행에 지장을 준 도로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 측은 일부 불법 증축물 설치로 인한 건축법 및 도로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지만, 참사가 발생한 도로에 설치된 철제 가벽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건축법상 담장은 분리된 건축물로 규정하는데, 해당 가벽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해당 가벽을 통해 도로를 점령할 의도가 없어 도로법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우리 회사 옆 골목에서 생각지도 못한 불가사의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더욱 성실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안씨와 박씨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서부지법은 11월 29일 선고기일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