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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센텀시티 한 중식당에서 영화 전공 학생들과의 오찬을 하고 이어 영화의 전당 내 비프힐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과의 차담회를 통해 “근래에 와서 여러 가지 정치적인 영향 탓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많이 위축됐다고 해서 아주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영화제의 분위기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빠른 시일 내에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하는 것은 정부나 부산시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으로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의 자율과 독립으로 맡겼기 때문에 영화인들이 최대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그 뒤에 정부가 이런 저런 개입을 하면서 거꾸로 영화제가 더 위축되는 현상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부산시가 세월호 관련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금지하면서 정치권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부산시는 ‘다이빙벨’의 상영 취소를 요구했고 영화제 측이 상영을 강행하자 영화제 예산을 삭감하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더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로 발전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부의 의지를 믿고 지금 외면하고 있는 영화인들께서도 남은 기간이라도 다들 최대한 참여해서 영화제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아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관람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는 부산영화계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이혼 후 딸과 함께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워킹맘 지선이 조선족 보모 한매가 다은을 데리고 사라지면서 일어난 일을 풀어내면서 한국사회의 여성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을 조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를 지선과 한매가, 고용인-피고용인이기도 하고 가해자-피해자 관계인데 여성이라는 처지,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지 않느냐”며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이런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영화를 본 소회를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