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서둘러서도 곤란하고, 늦어서도 안 된다. 코로나19 확산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연내에는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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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입장과 관련한 발언이 하루 사이에 미묘하게 바뀌었다. 전날 형성된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이라는 기대감을 흐트리는 모양새다.
이 총재 임기가 내년 3월말 종료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연내 두 차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뉘앙스가 강했다. 심지어 고승범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관련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씨티와 키움증권은 첫 금리 인상 시점을 각각 10월, 11월에서 8월로 당겼고, JP모건도 8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빚투(빚을 내 투자)를 통한 자산 가격 거품이 실물 경제를 꺼뜨릴 위험이 커 대다수 금통위원들이 이러한 금융불균형 해소를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두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큰 복병인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경기 회복세를 꺾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이 총재는 지난 5월27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선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너무 서둘러서도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으나 지난 달 24일 물가점검 관련 기자회견에선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며 ‘서둘러선 안 된다’는 표현을 빼 버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다시 ‘서둘러선 안 된다’는 표현을 추가한 것이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8월 인상 가능성을 접지 않고 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일 이 총재의 (매파) 발언이 셌기 때문에 10월 전망을 유지하지만 8월 인상 가능성도 보고 있고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이나 이후나 금융불균형 누적은 달라진 게 없어 이를 고려하면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원하기는 하나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이라 완화적으로 말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상 의지는 확실하고 8월 인상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