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9시30분(북한시간 9시)부터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는 핵·미사일 완성을 바탕으로 한 대미 압박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시사를 통한 남북 관계 개선으로 압축된다. 김정은은 “지난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라며 다시금 핵 무기의 실전 배치를 과시했다.
더 나아가서 미국에 대한 도발을 수위를 높였다. 김정은은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핵 단추가 놓여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미국을 위협했다. 지속적으로 군사옵션 실행 가능성을 거론하는 미국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미국에는 도발을 지속한 반면, 우리 정부에는 유화 제스처를 명확하게 취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특정해 “대표단 파견 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강력한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평창 올림픽이 2월에 개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북 대화가 이른 시점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와 평화를 이야기하겠다는 투트랙을 선택한 것”이라며 “북한이 의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입각해서 우리가 조율해 ‘통미봉남’이 아닌 ‘통미통남’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