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잘 팔려도 주름살'…"국가 차원 재생에너지 확보 시급"

삼성전자, 온실가스 배출량 매년 늘어…초미세공정 영향
업계 "삼성그룹, 탄소 중립 비용·편익 등 분석 끝냈을 것"
"대기업, RE100 선언 후 재생에너지 구매자로 참여해야"
  • 등록 2022-02-27 오후 6:50:51

    수정 2022-02-28 오전 10:25:42

[이데일리 최영지 김상윤 기자] 삼성전자가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달리 아직 ‘RE100 캠페인’ 가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 때문이다. 초격차 기술경쟁으로 미세공정을 늘리는 과정에서 전력사용량 증가는 불가피하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공급 마련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자료=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2019) 및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ESG 평가기관인 탄소 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480만600톤(t)으로 전년(1380t)보다 100만t가량 늘었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 따르면 국가 전체적으로 2018~2020년 온실가스는 10.9% 줄였지만, 삼성전자의 배출량은 거꾸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CDP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기후변화대응 평가를 ‘A-’에서 ‘B’로 강등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산업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기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배출 △생산공정에서 이용되는 화학물질 배출로 발생하는 공정 배출로 나뉜다. 이와 관련,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가동하는 첨단 산업으로 전기 사용량이 막대하고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공정 배출 또한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접배출의 경우 반도체 생산량 증가에 따라 늘어나고 있고 공정 배출은 2016년까지는 저감장치 도입과 대체가스 사용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생산량 증가에 다시 비례하고 있다”며 “간접배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반도체산업은 제품을 대량양산하는 설비구축 위주의 산업이라 전력효율화를 위한 방법이 많지 않고 공정배출보다 간접배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초미세공정을 위해 극자외선(EUV) 장비 등을 구축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보다 기술 개발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게다가 국가 차원의 투자 등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문제는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남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대부분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생산을 충당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기업의 감축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자료=삼성전자
일각에선 대기업이 하루빨리 재생에너지 구매자로 참여, 국가 차원의 재생에너지 확보를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주요 구매자로 참여하면 국내 재생에너지 개발에 잠재성장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라는 것도 아니어서 RE100 선언을 하고 로드맵을 세워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재생에너지 전력판매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데,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활성화한다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중립을 가장 큰 과제로 생각하며 관련 로드맵 검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제조 공정 내 전력 사용량 절감으로 21만2881톤(t), 공정가스 감축으로 231만6530t 등을 줄였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2020년 저전력 선단 공정인 5나노 공정 도입으로 7나노 공정 대비 20% 상당 전력 소모를 줄였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외국 법인에서 RE100을 선언했고, 국내에서도 이미 탄소중립 관련 비용과 편익 분석은 다 했을 것”이라며 “RE100이 규제가 아닌 글로벌 기업 리더십 이니셔티브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용어설명

RE100=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선언. 기업은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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