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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월별로 77억달러 이상만 흑자가 나와준다면 연간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전망이 현실화 한다면 2015년(1051억달러), 2016년(979억달러)에 이은 역대 3위 수준의 흑자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연간 경상수지 역대 3위 달성 기대↑…운송수지 최대치 경신
한국은행은 10월 경상수지가 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18개월째 흑자 행진을 보였다고 7일 밝혔다. 다만 10월중 흑자 규모는 전월(100억7000만달러 흑자)과 1년 전(115억5000만달러)에 비해 줄었다. 이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에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리스크가 겹치면서 경기 변동성이 더 커졌다.
그러나 수출, 운송, 배당 등 3대 요인이 경상수지 흑자를 뒷받침하고 있는 덕분에 연간 전망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올해 경상수지가 92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 비율이 5%에 달할 것이라 추산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역대 3위라는 기록 달성이 예상되는 이유는 운송수지와 수출 호조세, 본원소득수지 증가 덕분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을 견인하는 것 중 운송수지가 단연 돋보인다. 운송수지는 10월 22억2000만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을 기록했다. 직전 역대 최대치였던 전월(20억6000만달러 흑자)과 1년 전(4억8000만달러 흑자)과 비교해 흑자폭이 증가했다. 물류난에 해상뿐만 아니라 항공까지 국적사들의 운임 비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600으로 1년간 무려 212.6% 상승했고, 항공화물운임지수(TAC, 홍콩-미국)도 10.2로 64.7% 상승했다.
10월까지 누적 운송수지 흑자 규모도 131억9000만달러에 달해 1년 전 같은 기간 11억달러 흑자에 비해 그 규모가 12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여행수지 역시 해외여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 9월(4억7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2000만달러 줄어든 4억5000만달러 적자에 그쳤다. 이 덕분에 10월 서비스수지 역시 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10월까지 누계로 따져보면 13억8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같은 기간엔 146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적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이성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운송수지 흑자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운송수입 규모가 47억7000만달러 규모로 이번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덕분”이라면서 “해상, 항공 운임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된데다 우리나라 해운사들의 선박 수주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10월 상품수지는 5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이 559억7000만달러로 1년전보다 20.1% 증가한 것에 비해 수입이 503억4000만달러로 38.2% 더 늘어나면서 1년전보다 흑자폭이 45억3000만달러 축소됐다. 다만, 10월까지 누적으로 보면 상품수지는 64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1억3000만달러 더 많다.
이성호 부장은 “10월까지 수출 증가율이 26% 수준인데 총수입에서 에너지류를 제외해보면 25.7% 증가해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수출 증가는 이어지고 있으나 원유 도입단가가 10월 77.8달러에서 11월 83.7달러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이라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도 이자소득 증가로 늘었다. 10월 중 본원소득수지는 6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배당금 지급(18억1000만달러)이 늘면서 배당소득이 3000만달러 적자를 냈지만, 이자소득이 7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으로 17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0월 누적치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금융계정에서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26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기업들의 해외법인 인수 등으로 직접투자가 늘면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를 비교해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70억1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기록했다. 금융계정의 순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가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직접투자의 경우 국내 기업 등으로 대표되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77억2000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6월 이후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30억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는 9억4000만달러 증가, 19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나타냈다. 채권투자가 11억달러 증가했지만 주식투자가 1억6000만달러 감소로 2019년 8월(8000만달러 감소)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유동성 증가세가 줄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줄어든데다 한국투자공사(KIC), 국민연금 등으로 구성된 일반정부의 투자도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9억2000만달러 증가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식은 23억5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채권 투자는 62억7000만달러 증가, 올 1월 이후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한편,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으나 올해보다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5%를 정점으로 내년 4.7%, 2036년 3.9%로 3%대 하락한 뒤 2040년 3.5% 수준에 이를 것으로 한은은 예측한 바 있다.
11월을 포함한 남은 기간 동안에도 수출의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품수지 흑자폭은 줄어들 확률이 높다. 11월 수출, 수입은 통관 기준으로 각각 604억달러(30%), 574억달러(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