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은 4일 2009년 9월부터 분양키로 한 송파신도시 건설을 2012년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행대로 추진할 경우 강남북 불균형은 물론 강남 집값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서울시 주택시장 상황을 볼 때 연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건교부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은 "송파신도시 분양은 2009년, 입주는 2011년에 이뤄지기 때문에 강남의 주택 수급상황에 비춰볼 때 건설 시기를 늦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본부장은 또 "송파신도시를 연기할 경우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주택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서울시를 설득하고 매 단계마다 충분하게 협의해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은 다만 "서울시와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에서 교통, 환경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면 지구지정과 개발계획 수립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도시에 포함되는 지역은 송파구 78만평, 성남시 84만평, 하남시 43만평 등이다. 이들 지역은 내년 주민공람을 거쳐 6월에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2007년 9월에 개발계획 승인, 2008년 6월에 실시계획 승인을 거치게 된다.
한편 서울시가 송파신도시 개발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강남구 공급물량 포화 ▲강남북 불균형 초래 ▲교통 및 환경 악화 등이다.
우선 서울시는 현재 추진 중인 송파구 주변 재건축 단지와 택지지구 개발이 끝나는 2010년에는 10만가구가 추가 공급된다고 밝혔다. 잠실주공1~4단지(1만8000가구), 가락시영(8000가구), 잠실시영(7000가구), 거여·마천뉴타운(1만8500가구) 등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6만가구가 공급되고 장지지구 등에서 4만가구가 추가 공급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송파신도시가 들어서면 강북뉴타운으로 분산될 수요가 송파로 집중돼 강북뉴타운이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강북뉴타운이 모두 조성되면 18만가구가 지어진다며 송파에 4만6000가구가 들어서면 상대적으로 주거여건이 떨어지는 강북뉴타운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강북과 강남수요가 일부 겹치기는 하지만 송파신도시가 들어선다고 해서 강북뉴타운이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강북뉴타운의 경우 사업기간이 8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수요가 분산된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아파트가 완공되고 송파신도시가 들어서면 송파구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는 서울시의 논리에 대해, 건교부는 광역교통개발계획을 수립해 문제점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며 이 기간 동안 송파신도시 건설에 따른 교통문제와 환경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