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당한 이유없는 지연 조합, 수사의뢰 등 강력 법적조치"

7~9월 해산·청산 않는 정비사업 조합에 일제 조사
청산인 연봉 최고 1억원, 조합원 청산금 줄어들어
올해 내 조합 해산 완료 12개소, 청산 종결 25개소
  • 등록 2023-10-23 오전 11:15:00

    수정 2023-10-23 오전 11:15: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시가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간 해산 혹은 청산하지 않는 조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12개 조합이 해산 완결됐고, 25개 조합의 청산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조합이 장기간 해산 또는 청산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7~9월 두 달간 2023년 상반기 정비사업 조합 해산·청산 일제조사를 실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청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번 실태조사는 조합의 해산·청산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및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개정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해산된 조합의 대표청산인의 보수는 평균 연봉 4800만원으로, 최고 연봉 1억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의 해산 또는 청산이 지연되면 그만큼 조합 운영을 위한 각종 경비가 소모되고, 조합원에게 배달돼야 할 청산금이 줄어들어 조합원은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다.

조례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올해 상반기 해산 완결된 조합은 12개소, 청산 종결된 조합은 25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잡하고 난해한 조합 운영의 특성과 각종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시는 해산 또는 청산의 지연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해 그 책임이 조합장이나 청산인에게 있다고 판단될 때는 수사 의뢰, 조합설립인가 취소 등 강력한 법적조치를 통해 지연 조합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정비사업 준공에 따른 이전고시 완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산·청산하지 않은 조합은 총 167개소로 나타났다. 주요 지연사유는 △소송 진행(79개소) △시공사와의 분쟁(6개소) △조합장 또는 청산인의 소재 불명(42개소) △채권·채무 관계(4개소), 잔존업무 처리 등 정상 추진 중(36개소)으로 파악된다.

청산 과정에서 정기적인 정보공개 의무 및 관련 자료 보관 의무를 위반한 의혹이 있는 청산인 22명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에 따라 수사 의뢰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전고시 1년 이내에 해산총회 의결을 하지 않은 조합 8개소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했다.

그 밖에 사안에 따라 구청장이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임하거나, 그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판단되는 청산인의 경우 민사적 절차에 의한 해임 청구 등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시는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시·구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해산 또는 청산업무 관련 민원이 있는 정비사업 조합 4개소에 대한 실태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해산·청산절차가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올 12월부터 실시될 하반기 일제조사부터는 자치구의 조합 관리실태를 평가하여 담당공무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일제조사를 통해 정비사업 조합의 해산과 청산업무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지연 조합이 대폭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적인 현장점검과 제도개선을 통해 앞으로도 조합운영을 더욱 엄격하고 내실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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