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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모바일 선물하기와 온라인 쇼핑 거래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정작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은 위·변조 방지 등을 이유로 사용 절차가 번거로웠다.
모바일 상품권은 품목을 특정하지 않고도 선물하기 좋고 구매가 편리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분기 약 2596억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 4분기 약 9986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분기별 1조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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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은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과 ‘모바일 전용 상품권’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롯데와 신세계, AK플라자 등이 자사나 계열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종류의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A씨가 선물 받은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의 경우는 백화점 고객센터나 상품권 전용데스크를 방문해 실물 상품권인 지류로 교환해야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A씨는 “카카오톡으로 선물 받은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의 경우 롯데상품권 앱을 다운받아서 등록한 다음 엘포인트로 전환을 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백화점 고객센터를 방문해 지류 상품권으로 교체를 하고 폐기한 다음 엘포인트로 전환이 가능했다”면서 “백화점이 근처에 있는 것도 아니고 번거로운 절차에 왕복 교통비까지 감안하니 구둣방이나 중고 유통 경로로 판매하고 현금을 쓰는게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번거로운 롯데 “위·변조 방지 때문에”
롯데쇼핑 측은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을 온라인몰에서 사용하기 위해 소비자가 겪는 불편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상품권 위·변조 방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크래치 방식은 사용한 상품권의 폐기 여부를 알 수 없다면, 이미 사용한 상품권에 스크래치 부분만 새로 입혀 중고거래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일명 ‘상품권 깡’이라 불리는 중간 유통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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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롯데, 신세계와 달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AK플라자 모바일 상품권은 지류 상품권으로의 교환 없이도 AK몰에서 사용할 수 있다. AK몰에서 AK상품권 포인트로 교환할 때 상품권에 있는 일련번호를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 전환을 위한 새로운 바코드 번호가 생성되는 것이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을 원할 경우 매장을 방문해 지류 상품권으로의 교환도 가능하다.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과 모바일 전용 상품권 두 가지를 만들지 않고 한가지로 통합해 둔 셈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AK플라자의 상품권 유통은 전문 상품권 도매업체 한 곳과 거래하는데 이곳에서 AK몰 포인트로의 전환을 위한 바코드를 새로 발급해 위·변조 위험성을 줄이면서도 사용자의 편의성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AK플라자 측은 다른 백화점들과 달리 지류 상품권으로의 교환 없이도 온라인 포인트 전환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상품권 유통 방식의 차이를 꼽았다. 우선 유가증권인 상품권을 상품권 전문 업체에 B2B로 판매한 이상 위·변조의 책임은 해당 업체에 있어 AK플라자 차원의 부담이나 손실 걱정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 유통업체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과 카카오톡, 오픈마켓이 직접 거래를 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위험성이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각 유통사가 상품권 유통 방식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와 내부 정책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 교환권의 사용 방식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면서 “AK플라자의 경우 대형마트나 식음료 매장 등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계열사 등의 채널이 없고 사용처가 한정적이고 유통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