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경기 불확실성 영향으로 최근 두달 새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이 1조7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이로 인해 서울지역 전체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도 120조원대 붕괴를 눈 앞에 두게 됐다.
4일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재건축 시가총액은 총 120조2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고점을 보였던 작년 10월 말의 121조7453억원에 비해 1.41%(1조7176억원)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 재건축시장을 주도하는 강남4구의 시가총액은 작년 10월 말 112조8557억원에서 12월 말 111조1012억원으로 1.55%(1조7545억원) 줄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며 10월께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청약 자격 및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등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국정 혼란 등의 악재가 이어지며 11월부터는 매수세가 줄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구별로는 강동구의 시가총액이 11조3011억원에서 10조9676억원으로 2.95% 줄었고, 송파구가 17조3343억원에서 16조8265억원으로 2.93% 빠졌다. 강남구의 재건축 시가총액은 10월 말 54조2039억원에서 12월 말에는 53조5322억원으로 1.24%, 서초구는 같은 기간 30조164억원에서 29조7749억원으로 0.80% 각각 줄었다.
개별 단지로는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시가총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0월 말 6조1566억원이던 이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5조6865억원으로 7.64%가 줄었다. 이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가 5조9072억원에서 5조5170억원으로 6.61% 빠졌고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도 2조795억원에서 1조9751억원으로 5.0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