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서 첫 직장을 구한 김영락(가명)씨는 직장 근처에서 가깝게 출·퇴근을 하기 위해 월세집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것이 처음인데다 부동산 계약도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 평소 뉴스 등을 통해 접하는 주택임대차 계약피해 사례를 보면 그 주인공인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다. 김씨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누군가가 집 보는 과정에서부터 계약하는 과정을 살펴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서울로 올라온 이은영(가명)씨는 첫 독립생활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전셋집을 계약한 친구가 이중계약 사기에 휘말리면서 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부동산 계약을 해 본적 없는 이씨는 책과 인터넷, 모바일앱으로 부동산 계약 중 유의할 점에 대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지만 홀로 부동산 계약을 준비하는 것이 어렵고 두렵기만 하다.
|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사진 출처=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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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독립생활을 준비하는 사회초년생, 부동산 정보에 취약한 어르신 등 부동산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 등이 안심하고 전월세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첫 시작된다. 주거안심매니저(공인중개사)가 전월세 계약과정에서 부당한 일을 겪지 않도록 상담해주고, 집을 보러가거나 부동산 계약시 동행해 필요사항을 체크해준다. 연령 상관없이 1인가구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이용료는 무료다.
서울시는 1인가구가 안심하고 전월세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다음달 4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 1월 발표한 1인가구 4대 안심 정책(건강·안전·고립·주거) 중 주거불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에 사는 전체 1인가구의 70%, 20~30대 1인가구의 90% 이상이 전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시범사업은 앞서 3월 자치구 공모로 선정된 5개 자치구(중·성북·서대문구·관악·송파구)에서 먼저 시작한다. 오는 7월4일부터 11월28일까지 약 5개월 동안 해당 자치구에서 전월세를 구하고자 하는 1인가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지역별 공인중개사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주거안심매니저를 통해 전월세 계약 상담, 주거지 탐색 지원, 주거안심동행, 정책안내 등을 도움받을 수 있다.
신청은 오는 7월1일부터 서울시 1인가구 포털에서 가능하다. 평일(월~금)에는 오후 1시30분~5시30분 사이에 자치구별 전담창구에서도 문의·신청할 수 있다.
시는 5개월 간의 시범사업 기간동안 운영상 개선할 점 등을 분석·보완하고, 향후 전 자치구로 확대해 지역과 관계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해선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1인가구 주거마련의 불안이 다소 해소되고, 1인가구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