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밤낮이 바뀐 생활로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가졌다면

김보미 윌스기념병원 수면센터 원장
  • 등록 2022-05-17 오전 10:37:34

    수정 2022-05-17 오전 10:37:34

[김보미 윌스기념병원 수면센터 원장] 이른 시간에 일어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명상이나 공부, 운동 등 자기계발을 통해 기적의 아침을 여는 ‘미라클모닝’이 여전히 열풍이다. 아침시간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은 서적, 강연, 상품, 챌린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규칙적인 삶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수면 패턴이 다르고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새벽에 일어난다고 해서 굳이 이를 좇아갈 필요는 없다.

김보미 윌스기념병원 수면센터 원장
특히 의료나 물류, 제조, 운수업 등 밤에도 일해야 하는 교대근무자의 경우 밤낮이 바뀐 생활로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고 피로도도 높다. 밤에 근무한 후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잠을 자야 하는데, 암막커튼이나 수면 안대 등을 사용해도 숙면이 어렵다. 빛도 빛이지만 낮에 발생하는 소음은 밤보다 더 심하여 수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생체 시계에 따라 낮과 밤의 주기별로 호르몬을 분비하고, 생리적 활동을 한다. 수면이나 각성 등을 자체 조절하면 활동 주기일을 설정한다. 그렇지만 교대근무 등으로 생체 시계 균형이 무너질 경우 건강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밤낮이 바뀐 생활은 수면부족, 주간졸림증, 집중력 저하 등을 수시로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수면량이 적고 불규칙한 수면시간이 반복되면 불면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불안장애,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치매 심지어 암까지 온갖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한다.

불규칙하게 생활해야 한다면 혹은 불규칙한 수면 습관이 있다면 본인만의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위생은 잠을 잘 자기 위한 모든 행동 방법이다. 잠을 자기 전 TV, 스마트폰 등의 영상 기기를 보지 않기, 잠이 안 오는데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있지 않기, 늦게 잠을 자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잠을 못 잤다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수면 시간 외에 잠을 자지 않기,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 피하기, 자기 전 과식하지 않기 등이 모두 수면 위생이다.

야간근무로 밤낮이 바뀌었다면 근무하는 공간은 최대한 밝은 조명을 켜놓고, 오전에 퇴근할 때는 선글라스 착용 등으로 빛을 차단한다. 암막커튼을 이용해 방을 어둡게 하고, 귀마개나 백색 소음을 사용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입면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비대면강의 등 생활패턴의 변화로 불면증이 생겼다면 늦게 자서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더라도 기상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 빛을 보면서 생체시계를 깨우는 것이 중요한데, 힘들더라도 1~2주 정도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하며 점차 수면 패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침대에서 온라인수업을 듣거나 업무를 보거나 식사를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침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뇌가 침실과 수면 공간을 인식하지 못해 숙면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침실은 자는 공간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변해버린 수면 패턴은 하루에 바꿀 수 있거나, 수면제를 몇 차례 복용한다고 호전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수주간 규칙적인 생활 및 수면 위생에 주의하여 생활 한다면 조금씩 더 나은 수면 패턴으로 변화되니, 이런 경우 시간을 가지고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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