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01월14일 14시39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에이치엘비(028300)가 최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 노터스(278650)와 지트리비앤티를 포함해 총 4개 회사를 사들이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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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회사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경우 오랫동안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특성상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않은 회사가 대부분일 정도다. 원칙적으로 코스닥 상장사는 별도기준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지주회사는 연결기준)을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 후 최근 사업연도 기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하지만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회사는 수십년 적자를 내도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지 않는 혜택을 받는다. 대신 매출 요건은 충족시켜야 한다. 상장 5년 이후에는 최근 분기 매출액 3억원, 최근 반기 매출액 7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연매출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여전히 에이치엘비는 구명정 건조 및 수리, 파이프 제작 및 설치를 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별도기준 4사업연도 영업손실을 내면 상장폐지 위험이 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다각화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이치엘비는 M&A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에만 총 4개 회사의 M&A를 진행했다.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 에프에이 전체 지분 2만8000주 양수를 위해 1019억원을 투입했다. 또 에이치엘비제약과 에이치엘비가 총 178억원을 들여 미국 CAR-T 치료제 개발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Verismo Therapeutics) 지분 30%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중 에이치엘비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회사는 에프에이다. 에프에이는 감염증 예방에 필수적인 체외진단도구, 알콜스왑(1회용 알콜솜), 세정제, 동물의약외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생활용품의 경우 LG생활건강, 유한양행, 3M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위탁생산을 맡길 정도로 생산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는 미국, 유럽, 호주 등 다수 국가에 수출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에프에이의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9년 기준 9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는 2020년 600억원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12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에프에이는 사업부로 들어오면서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잡히게 된다. 1회용 알콜솜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으며, 에이치엘비 영업손실을 상쇄할 만큼 건실한 회사다”며 “올해는 별도기준 재무건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에도 알짜 회사 인수를 통해 꾸준히 현금창출을 일으켜 전환사채(CB) 발행 활동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