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투기라고?"…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의 반박

세일러 CEO, 타임지와 인터뷰 "투기의 전형은 게임스톱"
"비트코인 급등세, 폭발적 통화팽창에 맞선 합리적 대응"
"테슬라 투자가 변곡점…기관들 투자, 이제 빙산의 일각"
"버핏 등의 독설? 패러다임 전환기에 기득권층은 늘 거부"
  • 등록 2021-03-22 오전 11:39:28

    수정 2021-03-22 오후 3:53:4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상승랠리가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요? 아니 전 세계가 이렇게 전례 없이 돈을 뿌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를 저장해주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합리적인 행동이죠. 최근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는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인들 중 대표적인 가상자산 신봉론자 중 하나다. 그는 21일(현지시간)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마이클 세일러 CEO (타임)


특히 세일러 CEO는 작년 12월 트위터 상에서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투자 상황을 설명했고, 그로부터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머스크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및 지급결제 서비스를 발표한 바 있다. 다음은 세일러 CEO와의 일문일답.

-머스크와 트위터로 의견을 교환한 뒤 실제 얘기를 나눠 봤는가.

△상장사 CEO로서 다른 상장사 CEO와 나눈 대화를 공개할 순 없다. 그건 사업하는 사람들끼리 지켜야 하는 에티켓에 어긋나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의견을 나눈 게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보는가.

△그렇다.

-테슬라 외에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이 가상자산 열풍에 더 뛰어들 것으로 보는가.

△작년 3월까지만 해도 이 시장에 참여한 기관은 거의 없었다. 그로부터 12개월이 지난 지금은 기관들의 참여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우리가 비트코인 현물에 직접 투자한 첫 상장사였고, 스퀘어가 우리 뒤를 따랐고 테슬라도 동참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2월에 `기업들을 위한 비트코인(Bitcoin for Corporations)`이라는 기업인 모임을 가졌는데, 당초 2000여명 참여할 것이라고 봤었지만 실제로는 하루 1만명 이상이 참여해 동영상 회의 서버가 다운됐다.

-테슬라의 참여가 영향을 줬나.

△그게 하나의 변곡점이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투기적으로 참여하는 미친 사람들은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하다가 테슬라를 본 후 ‘아마 이건 진짜인 지 모르겠다. 아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우리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해 봐야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교수는 ‘비이성적 과열’을 얘기하곤 하는데, 비트코인은 그 예가 아닐까.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본다. 이것(비트코인 랠리)은 통화량 팽창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으로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12개월 간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방식으로 통화 공급이 확대돼 왔다는데 동의한다면, 그런 환경에서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 게 합리적인 행동이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투기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에 있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기술이다. 그 덕에 불과 12년 만에 제로(0)에서 1조달러 이상의 가치로 클 수 있었다. 투기라면 차라리 게임스톱처럼 작은 주식과 숏 스퀴즈를 통해 가격을 올리려는 행동을 말하는 게 옳다.

-아직도 워런 버핏 등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가진 투기적 속성, 돈세탁 우려 등을 비판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고, 따라서 그렇게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비판한다고 해서 이를 비난할 순 없다. 그런 사람들도 전기가 처음 등장하고 난 뒤 24개월이 지나도록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토마스 쿤 역시 새로운 혁명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있을 때 기득권층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통찰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를 받아 들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세대 정도다.

-당신은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나.

△우리는 기관투자가 중에서 최초로 보유자산에 비트코인을 채택한 상장사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전 세계 (기업들의) 대차대조표를 바로 잡도록 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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