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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운용원은 미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 미 연준 인사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 언급 등이 주로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예상치를 웃돌면서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연준 위원들은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등 매파(긴축 선호)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7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94만3000명 증가했고 실업률도 5.4%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년동월비 4.0% 상승, 예상치(3.9%)를 상회했다. 18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FOMC) 의사록에서도 테이퍼링 발표 시점이 11월 이전으로 당겨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자 달러 강세의 주된 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 외부의 이슈들도 안전자산인 달러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업규제가 부동산, 교육, 건설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된데 이어 이런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럽계 대형은행 HSBC는 “중국 정부는 국가 핵심 의제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천명한 가운데 부동산 규제,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사교육 제한 등이 부의 재분배 정책의 일환으로 정책 목표 달성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달러화 강세는 ‘달러 스마일’ 특징을 띄고 있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선호현상과 미 경제의 상대적 호조에 따른 투자처로서의 달러화 선호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점이 특징적이다. 달러 스마일이란, 글로벌 경제가 침체이거나 미국 경제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때는 각각 안전자산 수요, 성장격차 확대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 회복시 위험자산 선호로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HSBC,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 부각으로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면에서 미달러화 강세 요인이 우세하나 중기적으로는 델타변이의 파급효과, 글로벌 경기회복, 국가간 실질금리차이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글로벌 백신 접종 확대와 코로나 보건 정책을 위드 코로나로 변경하는 등의 영향을 고려해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되는 경우 미국과 유럽 등 여타국간 성장률 격차 축소 기대 재부각 등으로 미달러화 약세 반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 강세를 요인별로 분해한 결과 연준의 긴축 정책보다 글로벌 성장세 둔화 우려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보건 이슈 예측의 어려움 등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테이퍼링 관련 상이한 전망 등으로 주요 투자은행들의 향후 미달러화 향방에 대해 의견도 상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