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사진=권욱 기자] 이동통신 3사의 롱텀에버루션(LTE) 주파수 경매대전이 19일 막을 올렸다. LTE 가입자가 3G 가입자를 추월하면서 빠른 속도의 LTE를 제공하려면 주파수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LTE사용자의 월간 데이터 사용량이 3G 사용자에 비해 3배나 많다.
하지만 주파수라고 해서 다 같은 주파수는 아니다. 내가 가진 주파수의 인접대역을 확보하면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고, 글로벌 통신사들이 많이 쓰는 주파수라면 로밍에 유리하다. 역설적으로 경쟁사에 최적의 주파수가 돌아가는 것을 막는 것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길이다.
때문에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는 앞으로 최소 1주일 동안 적과 동지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에서 치열한 머리싸움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밴드플랜2)과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밴드플랜1)을 두고 가격 합계가 높은 쪽을 선택한 뒤 블록별 낙찰자를 정하는 방식이어서, 막바지까지 적의 속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3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수렴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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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1: KT vs SKT-LG U+ …성동격서(聲東擊西)가능성도
KT가 인접대역 주파수(1.8GHz 15MHz폭)를 할당받지 못하게 경쟁사들이 힘을 합쳐 밴드플랜1을 미는 경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6GHz 40MHz폭과 KT 비인접1.8GHz 35MHz 폭의 가격을 올려 밴드플랜1이 채택되게 할 수 있다.
이 때 KT는 인접대역 주파수 확보에 실패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주파수(2.6GHz)를 노려야 한다. 다만, 경매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 두 회사가 KT를 막는다는 명분아래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을지는 미지수다.
50라운드까지 결정 안되면 밀봉입찰을 하는데, 최소한 예전에 썼던 입찰금 중 가장 높은 금액 이상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사를 막으려다 너무 비싸게 내 주파수를 사는 꼴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누구라도 동쪽(KT)을 치는 듯하면서 서로 공격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가능성이 있다. 1.8GHz 35MHz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2: KT-SKT vs LG U+…오월동주( 吳越同舟) | 1.8GHz는 글로벌 사업자수가 76개에 달하고, 2.6GHz는 64개로 전세계적으로 1.8GHz가 더 효용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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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2는 각 회사의 네트워크 상황에 더 맞는 안이다. 1.8GHz 전국망을 가진 KT는 1.8GHz 인접대역(15MHz 폭)을 확보하면 3000억~4000억 원의 투자만으로 전국적인 ‘2배 빠른 LTE(광대역 LTE)’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비인접 1.8GHz 35MHz를 확보한다면 기존에 구축해 둔 1.8GHz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연내 광대역 LTE가 가능하다. 모두 밴드플랜2에서 가능하다.
이렇게 되려면 실리를 위해 적과 협력하는 오월동주( 吳越同舟)로 바뀌어야 한다. SK텔레콤으로선 자신에 필요한 1.8GHz 35MH폭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확보하되, KT의 승리는 눈감는 식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자신에겐 별 쓸모없는 2.6GHz를 받아 전국망 투자를 다시해야 한다.
시나리오 3: SKT-KT-LG U+…당분간 오리무중(五里霧中)상대 전략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눈치채도 서로 못 믿거나 내부 갈등 때문에 통신 3사가 각개로 경매에 임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가장 원하는 안이다 조규조 미래부 전파정책관은 “모든 입찰자들이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적정한 가격에 확보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13년 이동통신업계 최대 화두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작됐다. 주파수 경매 사상 처음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하는 이번 경매는 2.6GHz 대역 80MHz와 1.8GHz 대역 50MHz 등 총 130MHz 폭을 두고 진행된다. 이날 이통3사 임직원들은 지하 회의실에 갇혀 음성통화만 허용된 상태에서 본사 상황실과 경매전략을 짠 뒤 입찰에 응했다. 사진=권욱 기자 ukkwon@e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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