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릴 때 아냐”…이시바 한마디에 주가 오르고 엔화 내리고

"최우선 과제는 디플레이션 탈출"
日증시, 한때 3% 상승…엔화가치도 1.5개월만 낮아져
  • 등록 2024-10-03 오후 7:31:17

    수정 2024-10-03 오후 7:31:17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3일 일본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달러=147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전날 대비 3엔 하락한 것이고, 8월 중순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베노믹스’ 부활을 내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면서 당선이 유력시 되던 9월 27일 수준도 밑돌았다.

닛케이평균주가도 크게 올랐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47(3%) 올라간 3만 8856까지 상승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7% 상승한 3만 8552.06이었다. 도쿄주식시장 프라임 시장에 상장한 종목의 90%가 상승했다.

토픽스(TOPIX)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1.75(1.20%) 상승한 2683.71이었다. JPX프라임150지수는 16.49(1.38%) 오른 1209.86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전날 우에다 카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와 회담한 후, 기자단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현재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환경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시바 총재는 금융완화 노선을 내세운 아베노믹스에 회의적이라는 시장의 시각을 180도 뒤집었다

이시바 총재의 측근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 역시 “총리가 금리 인상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크게 보면 맞는 말이 아니다”라며 “최우선 과제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정상화보다는 경기 회복과 2% 물가상승률 안착이라는 목표가 더 우선시된다는 말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투기적 엔화 매수 포지션이 커져있던 것 역시 급격한 엔 하락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비상업 부문의 엔화 매수 포지션이 9월 24일 기준으로 6만 6000계약에 달해,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후쿠오카 파이낸셜 그룹의 사사키 도오루 수석 전략가는 닛케이에 “과거에 이 정도로 엔화 매수 포지션이 쌓였을 때는 미일 금리 차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 차가 여전히 큰 상태여서, 엔화 강세를 뒷받침할 만한 요인이 없다면 매수 포지션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존재한다. 오는 27일 중의원 선거나 보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을 고려한 일시적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증권 외환 전략가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엔고를 싫어하는 주식시장을 배려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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