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대통령실이 ‘서해선 대곡-소사구간’ 개통식에 참석 예정이었던 지역구 야당 의원들의 명단을 제외했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야당 색채가 강한 경기도 고양의 큰 행사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을 배제한 행사를 기획하려 한 것은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서 시민들과 함께 개통 기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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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18.3㎞) 복선전철 사업은 경기 고양시를 출발해 서울 강서구(김포공항역)를 지나 경기 부천까지 최단 거리로 이어주는 사업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 윤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지도부 및 해당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이 초청 받았지만, 김동연 경기지사와 지역구 의원들은 배제되면서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후 경기도 고양을 지역구로 둔 의원을 초청하긴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원희룡 장관이 고양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까지 나오면서 총선을 의식한 행사 기획 아니었냐는 목소리가 커졌다.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 몰래 개통식 규탄 의원 모임’은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원 장관은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 개통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 온 야당 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제하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과 지지자들만 불러 지하철 역사도 아닌 체육관에서 몰래 개통식을 진행하려 했다”며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와 부천시장, 그리고 고양시와 부천시의 국회의원들 몰래 자기들끼리 성과를 독점하고 국민을 속이겠다는 심보가 아니면 설명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 모임에는 김상희(부천시병)·김경협(부천시갑)·서영석(부천시정)·이용우(고양시정)·한준호(고양시을)·홍정민(고양시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고양시갑) 정의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경기 서부권 시민의 기쁨을 정략적 도구로 이용한 윤석열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윤 대통령과 원 장관은 국민들께 공개적으로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며 “개통식을 내년 총선에서 부천시와 고양시 출마를 염두에 둔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위한 행사로 전락시킨 것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인지 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준호 의원은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대통령이 원희룡 장관을 고양갑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다는 내용이 빈번하고, 본인에게 물어봐도 크게 부정하지 않고 있다”며 “(개통식 야당 의원 배제는) 사전 선거운동이자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자 총선개입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