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입찰담합이 드러난 4대강 1차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공사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설계·시공사들에 지급한 설계보상비를 반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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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수자원공사가 4대강 1차 턴키 공사 입찰에 참여한 설계·시공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244억원 규모 설계보상비 반환 상고심에서 수자원공사가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고들은 4대강 1차 턴키 공사와 관련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각 설계·시공 일괄입찰에 참가했다가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수자원공사로부터 설계보상비를 지급받았다. 턴키 등 기술형 입찰을 진행할 때는 설계비가 투입되는데 정부는 낙찰을 받지 못한 건설업체에 설계비를 보상해준다.
그러나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일부 피고들(각 공동수급체별 대표자)이 입찰 담합한 것이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근거로 입찰 무효사유가 있다면서 입찰 담합에 들러리로 가담한 업체들(각 공동수급체별 전체 구성원)을 상대로 설계보상비 전액을 연대해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지급 관련 약정이 성립하는 지 여부, 피고들 전체가 원고에 대해 위 약정에 기한 설계보상비 반환에 관한 연대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피고들이 설계보상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입찰 공고는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므로 피고들이 입찰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정만으로 설계보상비 반환 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가 이 계약에 기해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봤다.
수자원공사의 상고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 가운데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결론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과 달리 원고가 입찰공고를 한 공사에 관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다고 봤다. 또한 실제로 피고들이 직접 담합행위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따라 책임의 유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이에 대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설계보상비 지금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한 원심판단에는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