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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향후 5년 간 미국에서 300억달러(약 32조원)를 지출하고 2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고객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신규 시설을 짓고, 미 전역의 데이터 센터에 100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미 첨단 제조기업을 위해 조성한 10억달러 펀드도 50억달러(약 5조400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해외의 현금성 자산 2520억달러(약 269조원) 중 일부를 미국으로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구체적으로 얼마를 송환할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작년 11월 해외에서 현금 및 기타 유동 자산을 본국으로 들여올 때 내는 세금으로 380억달러(약 40조원)를 책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세제개편으로 미 기업들에 부과되는 세금이 한시적으로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에 유보해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들여올 때 15.5%의 일회성 세금만 내면 된다. 비유동자산의 경우 8%다.
하지만 애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되레 “미국에 약 8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소매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7월 WSJ과의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 3개의 크고 아름다운 공장을 건설하기로 약속했다”며 애플을 압박했다.
WSJ은 쿡 CEO가 미 경제에 대한 지원사격처럼 잘 포장했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질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내비쳤다. 예를 들어 애플은 지난 해 9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전 세계적으로 자본 지출을 149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중 미국에 투입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또 5년 간 미국에 쓰겠다고 약속한 300억달러 중 얼마가 새로운 투자인지 추정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