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익숙했던 LG 브랜드와 결별하고 GS란 새 이름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과제도 많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일까. 다른 그룹이라면 떠들썩한 1주년 행사를 마련할 법 하지만 GS그룹은 흔한 사내행사 하나 없이 조촐히 창립 1주년을 맞는다.
◇1년만에 자산규모 21.7조 7위 그룹 성장
▲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2005년 3월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기업이미지(CI) 통합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GS깃발을 흔들고 있다. | |
순이익은 16% 늘어난 1조5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외연도 넓어졌다. 에너지 사업분야에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LG가 보유하고 있던 국내 최초의 민자발전사업자인 LG에너지(현 GS EPS)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것.
GS그룹의 주력사인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15.44% 증가한 16조2339억원했고, 이 중 수출이 48% 이상을 차지하는 등 내수기업 이미지를 탈피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청도에 주유소 1호점을 세우는 등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GS리테일은 내수시장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5.13% 성장한 2조32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확고한 1위 입지를 구축했고, GS홈쇼핑(028150)도 5256억원이란 사상 최대 실적을 실현했다. 중국 중경시에 `충칭 GS쇼핑`을 설립해 중국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로 4.6년치 매출분을 마련한 상태다.
◇GS브랜드 성공적 안착..허창수 회장 `재발견`
특히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심혈을 기울였던 GS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은 GS그룹의 지난 1년의 성과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강남의 GS타워 뿐 아니라 3400여개의 GS칼텍스 주유소 및 충전소, 2100여점의 GS25 편의점 간판, GS건설의 본사, 국내외에 약 150개 건설 현장에서 GS 브랜드가 사용되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홍보광고 결과 이제는 소비자들이 GS를 확실히 알게 됐다"며 "자체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인지율이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GS 출범 초창기에는 오히려 `LG가 GS로 바뀌었다`고 오해하는 소비자들까지 심심치않게 나올 정도.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던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재발견도 큰 수확이다.
하지만 GS그룹의 대표로 최전선에 나온 허 회장은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며 그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다.
각종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와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 처음으로 GS그룹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새 수익원 발굴은 남겨진 과제
GS그룹이 안고 있는 과제도 많다. 자원개발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중국 등 아시아지역으로의 확장도 시도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느린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그룹내 GS칼텍스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은 GS그룹의 고민거리다. 실제로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의 59%가 GS칼텍스가 차지했을 정도다. 따라서 시장변화로 인해 정유사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 회장이 신년 초부터 "오늘날 경영환경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한번 경쟁에서 뒤지면 회복할 수 없다"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에서 나온다.
GS그룹은 적극적인 투자로 신사업 발굴과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계획의 경우 지난해 9000억원에 비해 무려 122% 늘어난 2조원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GS그룹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에 비해 약 9% 증가한 수준인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사진)은 사보를 통해 불쑥 영화 `왕의 남자` 얘기를 꺼냈다.
"영화 `왕의 남자`를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좋은 영화에 대한 이준익 감독의 초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감독은 영화계에 입성한 이후 20여년 동안 좋은 영화에 대한 의지를 단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출범 1주년을 맞은 GS그룹은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 원 GS` 달성을 위해 다시 초심(初心)을 되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