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환율급등시킨 역외세력, 투기적 헤지펀드인가

  • 등록 2001-01-11 오후 6:43:49

    수정 2001-01-11 오후 6:43:49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가 무척 강해졌다. 11일 하룻동안에만 3억달러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이 외환시장을 휘젓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종가기준으론 지난 98년11월19일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11일 환율동향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0전 높은 1268원에 거래를 시작, 개장초부터 역외세력의 강한 달러매수세를 업고 1270원대에 안착했다. 오전장을 1278.30원에 마쳤고 오후들어 2시2분쯤엔 1281원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외환당국이 "최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등을 감안할 때 지나친 원화약세 기대심리는 적절치못하다"며 "정부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서 더 이상의 환율상승은 무산됐다. 그러나 1274.50원까지 밀렸던 환율은 마감을 앞두고 역외세력의 매수가 재개되며 전날보다 10.20원 높은 1278.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수급 동향 이날 역외세력은 3억달러 이상을 사들였다. 기업들의 결제수요도 꾸준히 이어졌다. 일부 은행들은 외국인 주식매수자금등 달러공급요인을 믿고 달러매도에 나섰지만 정작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서둘러 달러되사기에 나서는 일을 반복하며 큰 혼란을 겪었다. 당연히 적지않은 손실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2억달러 이상의 네고물량이 공급됐지만 역외세력의 강한 흡인력에 모두 소화됐고 환율은 급등세를 이어갔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오늘 시장은 상당히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로 출발했지만 역외에서 모두 빨아들여 이젠 수급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역외세력 왜 달러를 사나 외국계은행 한 딜러에 따르면 10일밤 런던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1270원대로 오를 때부터 일부 헤지펀드가 현대전자의 유동성 문제를 거론하며 달러 매수에 나섰다. 시중은행 한 딜러도 “미국 나스닥지수가 상승하며 환율오름세가 잠시 꺾였지만 결국 11일 시장에서 역외의 달러매수가 재개되며 다시 상승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자꾸 드러내고있다”고 전해다. 현대전자의 유동성 악화, 구조조정 전반에 대한 부정적 전망등이 영향을 끼치고있다는 것. 이와 함께 등장하는게 역외세력의 헤지수요와 그 뒤에 숨은 투기적 달러매수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오늘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에는 외국인 주식펀드의 환리스크 헤지수요가 상당부분 포함”이라며 “이와 함께 일부 투기적 매수세도 섞여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역외세력의 투기적 매수세는 97년 외환위기때 흔히 거론되던 ‘헤지펀드의 원화공격’에 다름아니다. 대개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에는 원화가치의 하락, 즉 환율상승을 예상하며 미리 환리스크를 덜기위해 달러를 사들이는 ‘선의의 달러매수’와 함께 인위적인 원화약세를 주도하려는 ‘악의적인 매수’도 뒤섞이게 마련이다. 한편 한 시중은행 딜러는 올들어 1조원이상 대규모 주식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의 동향을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주식매수세는 달러/엔 환율의 상승, 즉 엔화약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그는 “연초부터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이면에는 갈수록 약해지는 엔화를 차입해 동아시아 각국의 주식을 산 뒤 차익을 챙기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지 모르는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선물환을 사놓는 그들 특유의 전략이 숨어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엔화 환율의 움직임까지 감안한 고차원의 헤지성 달러매수인 셈이다. ◇환율 앞으로 어떻게 되나 일단 오름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역외세력들 사이에서 1300원 환율이 자주 거론된다는 점을 주목하기도한다. 하루 20억달러가량이 거래되는 국내외환시장에서 역외세력이 활개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들의 동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현대전자의 수출환어음(D/A) 네고물량 6억달러가 다음주중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것은 물론 설 연휴를 앞두고 달러를 팔아 원화를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점을 중시하며 점차 환율이 하락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을 거론하기도한다. 당장 12일 외환시장에서는 역외선물환시장 거래 정산과 관련, 역외세력이 1억달러 이상을 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있다. 물론 언제 어디서 새로운 달러수요가 돌출할 지 모를 일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당국의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역외세력의 정체와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과감하게 대응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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