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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기미디어 측은 지난 11일 오전 10시부터 세계 최대 NFT 경매사이트인 오픈씨를 통해 경매가 시작돼 18일 10시까지 진행되며, 경매에는 원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세돌 9단이 이번에 발행한 NFT는 알파고와의 네 번째 대국 당시 바둑판 위에 흑돌과 백돌이 차례대로 놓이는 모습과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백 78수가 표시된 기보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 9단의 사진과 서명이 담긴 동영상 파일을 기초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
일종의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알려진 NFT는 해외에서는 이미 경매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봄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고의 화제를 나았던 비플(Beeple)의 디지털 회화 작업은 6930만달러(원화 약 785억원)에 낙찰되었다. 이외에도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를 비롯해 일론머스크의 부인 그라임의 디지털 회화 작품 10점도 총 65억원의 천문학적인 가격에 판매되면서 전세계 예술가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을 모르는 분이라면 바둑이 예술이라는 걸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지만, 기보를 보면 한 수 한 수 둬 나갈 때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를 상상할 수 있는 만큼 그런 맥락을 알게 되면 이게 예술품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며 “내가 바둑을 예술로 배운 마지막 세대라고 했지만, 이번 일이 바둑이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NFT 경매 이유를 설명했다.
이 9단은 NFT가 앞으로 수집 가능한 대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보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발 내딛는다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며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슛이 아무리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았다고 해도 이전까지는 기억 속에만 있고 그게 끝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기념하는 상징적인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느낌이 다르며 앞으로 그 시장도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이 9단은 이번 NFT 발행 후 경매가 성공리에 이뤄져서 이더리움을 받게 되면 “명확하게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이더의 일부는 팔고 일부는 보유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