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해운(117930)의 최대 선주이자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시스팬(Seaspan)이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제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17일 영국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게리 왕(사진) 시스팬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용선료 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왕 회장은 한진해운과의 용선료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용선료 인하 요구가 계속되면 빌려준 컨테이너선을 모두 거둬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동안 많이 인내했다”며 “만약 한진해운 측이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다면 선박을 거둬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왕 회장을 만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율협약에 의한 구조조정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시스팬의 협력을 요청했다. 한진해운 측은 당시 “게리 왕 회장이 용선료 조정 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한 바 있다.
시스팬은 12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선주사다. 지난달 한진해운의 용선료 연체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시스팬으로부터 용선해 운영 중이지만 현재 1160만달러(약 138억원) 어치의 용선료를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 파악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용선료 연체액은 총 1000억원 수준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8900억원, 2017년 4월부터 4년간 3조원, 그 이후에도 1조4000억원을 용선료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총 60척의 선박에 대한 3년 6개월 기간의 용선료를 30% 인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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