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한진그룹이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를 향해 “(항공업 재편에 대해) 말로만 대안이 있다고 주장하지 말고, 명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KCGI가 지금까지 제시한 대안은 △사채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대한항공(003490)에 직접 유상증자 등에 불과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앞서 강성부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항공업 재편을 하기 위한 대안을 100가지도 넘게 만들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인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먼저 강 대표의 사채 발행 주장에 대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의 규모와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역시 2~3개월이 걸리는 시간적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KCGI가 야기한 경영권 분쟁 이슈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높게 주가가 형성돼 필요자금 조달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직접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강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진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 조건을 충족시지키 못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만약 산은이 유상증자로 대한항공에 직접 8000억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한진칼 지분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조건인 2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 KCGI가 구체적이라며 제시했던 대안들이 법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현실성 없는 대안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100개라도 더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강성부 대표의 주장은 ‘법도 모르는 아마추어’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한진그룹은 KCGI와 같은 투기·음해 세력의 방해에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어떠한 생태계를 구축해 ‘생존’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이후 세계 항공업계를 주도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겠다”며 “10만여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통합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