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을?…`트럼프 사위` 쿠슈너의 수상쩍은 행보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후 中안방보험과 합작 추진
가족회사 자산처분 등 세부계획 확정 못해
`외교 문외한`으로서 외교문제서도 핵심역할
  • 등록 2017-01-08 오후 4:18:54

    수정 2017-01-08 오후 5:24:45

쿠슈너(가운데)가 아내인 이방카(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장인인 트럼프(맨 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11월16일밤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에 있는 라 쉰느(La Chine)라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에 우샤오후이(吳小暉) 중국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등장했다. 우 회장은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소유주로 추정자산만 2850억달러(약 341조원)에 이르는 안방보험을 이끄는 오너다. 그리고 그 바로 곁에는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36)가 앉아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딸인 이방카의 남편이자 당선인의 최측근 자문역 중 하나인 쿠슈너와 우 회장은 맨해튼 5번가 666 구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을 위해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합의에 이르기 직전이었다. 아버지 대부터 뉴저지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쿠슈너 가문은 최근 그 지위가 약해지고 있었고 안방보험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내 안보 리스크로 인해 해외투자에 우려를 보인 탓에 미국내 호텔 투자 등에서 속도가 떨어지던 참이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우 회장은 건배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그의 취임이 안방보험의 글로벌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쿠슈너, 대선 직전 中안방보험과 밀월…월가와도 사업관계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회사와 그가 직면하게 될 잠재적인 이해상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쿠슈너는 백악관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가 가진 사업체의 수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자문을 모색해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있는 트럼프와 달리 쿠슈너 가문은 뉴욕 인근을 넘어 미국 다른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쿠슈너측은 월가 금융회사는 물론 해외자본까지 끌어들여 70억달러에 이르는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월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안방보험과의 이같은 사업 논의는 대략 6개월 전쯤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쿠슈너의 대변인인 리사 헬러는 “이는 트럼프의 대선 당선 훨씬 전부터 논의되던 일”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트럼프는 이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상태였다. 헬러 대변인은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아직 양측간에 일부 내용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 입성후 이해상충 고심…CEO 사임·자산처분 계획

현재 쿠슈너는 워싱턴D.C에 있는 유력 로펌인 윌머헤일을 법률 자문으로 고용해 그가 앞으로 백악관에서 대통령 자문역으로 일하면서 사업을 계속할 때 생길 수 있는 연방윤리법 위반여부에 대한 조언을 듣기로 했다. 일단 윌머헤일측은 그동안 지적됐던 가족을 내각에 배치하지 못하도록 한 친족등용금지법(anti-nepotism law)과 관련해서는 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는 대통령이 친족을 정부기관 등에 고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백악관은 정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해 11월 쿠슈너가 백악관에서 데니스 맥도너(오른쪽) 오바마 대통령 비서실장과 따로 회동했다.


그러나 이해상충 논란과 관련해서는 제한적으로나마 재산을 공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직에 나간 이후 자신이 소유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대중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할 의무를 지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제이미 S. 고어릭 윌머헤일 파트너는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쿠슈너는 향후 가족 사업과 어떻게 자신을 분리시킬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방윤리법을 이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쿠슈너는 가족 회사인 쿠슈너 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는 한편 윤리법상 요구하지 않는 자산 처분까지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방보험과 함께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맨해튼 5번가 666에 대한 지분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내놓을 계획이 얼마나 의미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할 전망이다. 쿠슈너가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을 처분하고 어떤 자산을 보유할지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자신의 형제인 조슈아가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위직 인선 개입…`문외한`으로 외교정책도 가담

쿠슈너는 현재 트럼트 당선인 주변에서도 가장 강력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인수위원회에서 주요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행정부 주요 고위직 인선이나 외국 정상들과의 회동 중재 등 중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도 선거 캠페인 기간 내내 월가에 날 선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해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게리 D. 콘을 경제 컨트롤타워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내정케 한 것도 쿠슈너였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쿠슈너 컴퍼니가 M&A를 진행할 때 대출을 해왔고 쿠슈너와 그 형제가 공동 설립한 부동산업체에 투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통 유태인인 그의 사위가 앞으로 이스라엘과의 주요 협상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특히 “쿠슈너가 중동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가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쿠슈너 회사는 그동안 이스라엘 최대 은행인 뱅크 하포알림으로부터 수 차례 대출을 받았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미국내 부자들의 조세 회피를 도왔다는 혐의로 뱅크 하포알림의 법무부 조사를 다뤄야 한다.

사실 쿠슈너는 외교 관련 경험이 전무하지만 앞으로 복잡한 외교문제에서 결정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인수위원회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관료들에게 “주요 외교정책 관련 사안을 쿠슈너에게도 함께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초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한 것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가 백악관측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자 백악관 관료들은 트럼프 당선인 안보팀을 배제한 채 쿠슈너에게 직접 이를 알렸다.

전문가들 “불법 아니어도 이해상충 계속 문제될 듯”

이런 사안들로 인해 공무원 윤리 전문가들은 이해상충 문제를 협소하게 보더라도 쿠슈너의 역할은 필연적으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튜 T. 샌더슨 캐플린&드리스데일 변호사는 “안방보험과의 딜은 이해상충법에 따른 불법 행위는 되지 않겠지만 외국기업이 쿠슈너와의 사업관계를 이용해 미국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강한 의심은 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아무리 보유자산 가운데 일부를 처분한다 해도 이는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며 이해상충 이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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