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올해 성장률, 2분기 마이너스폭에 달려"

1분기 성장률 -1.4%…2008년 이후 최저
민간소비 -6.4%, IMF 이후 최대폭 줄어
코로나19 3월 이후 미국 등 세계 확산 본격화
2분기 마이너스 성장폭 따라 올 성장률 결정
  • 등록 2020-04-23 오전 10:18:15

    수정 2020-04-23 오전 10:25:46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로나19 충격으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 정부소비가 전분기 크게 늘어난 기저효과에도 성장을 이어갔지만 민간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23일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발표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1분기(-0.4%) 이후 4분기만으로 역성장 폭은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과 이동제한 등에 따른 외부활동 감소로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4% 줄며 IMF 당시인 지난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에도 연간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분기 성장률 감소폭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음은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평가해달라.

△지난해 4분기 1.3% 성장을 한 후에 코로나19가 발생해서 크게 확산이 됐고 2월 중순 이후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업과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며 -1.4% 성장률를 기록했다. 중국 등에서 경제성장률이 1분기 큰폭 하락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 -1.4%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것처럼 느껴지는 감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 경제성장의 패턴을 보면 -1.4%가 괜찮은 수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분기 경제성장률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을 어느정도로 추정하나.

△어느 누구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해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각 부문별로 살펴서 지난 분기 수준이 유지된다면 1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됐을지에 비춰 추정해 볼 수 있고, 매크로 지표를 통해 해석해볼 수 있다. 매크로 지표로 추정해보겠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1분기 파(par)정도가 아닐까 하는게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의 컨센서스 전망이었다. 이후 상황이 바뀌어서 소비가 위축되고 민간 경제활동의 제약이 있었다. 그렇다보니 -1.4% 성장률이 나왔다. 그런데 당초 지난해 4분기에 정부기여도가 상당히 높아 1분기 기저효과로 마이너스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0.2%가 됐다. 실제 성장률 -1.4%에서 정부 기여도가 최소 0.5~0.6% 정도가 된다고 하면, 코로나19의 영향은 민간 성장 기여도 부문에서 -2%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3월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확산하며 4월부터 국내 수출지표 악화가 본격화됐다. 수출을 중심으로 2분기 GDP 성장률에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나. 2분기 경제 흐름을 평가해달라.

△1분기에는 민간소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이 위축됐다. 그런데 3월말~4월초에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며 심리 위축이 완화되는 기미가 있고 경제활동도 조금씩 이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은 내수 위축 정도가 완화될 거라는 기대를 하게 하는 요인이다. 또 한편으로는 3월중에 고용이 크게 악화됐다. 이건 점차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 부분은 내수엔 다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또 한편으로 수출 부문이 있다. 1분기에 상대적으로 수출 부문에서 선방을 했다는 표현을 하는데 그건 반도체 등의 영향이다. 반도체가 약간의 효자 노릇을 했는데 그건 그 전에 계약했던게 1분기에 계속 나갔기 때문이다. 2분기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으로 다른 나라의 성장세가 크게 악화됐고,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는 영향이 수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4월 1~20일까지 수출 증가율이 -27%로 나타나지 않았나. 반도체 수출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그래서 2분기 성장률에 마이너스 수출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수 위축의 완화 정도와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어느 정도로 더 떨어질 것인가에 의해서 2분기 성장률은 좌우되리라 생각한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0%대를 나타내거나 1%를 넘어서려면 2~4분기 평균 성장률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나.

△산술적으로 1% 성장을 하려면 2분기부터 세분기 연속 0.6~0.7% 성장률이 계속되야 한다. 그리고 0% 성장이 되려면 산술적으로 3분기 연속 파(par), 1분기 정도 수준이 2~4분기에 계속되야 한다.

-올해 연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면 어떤 요인에 의해 가능할 것이라고 보나.

△현재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 않나. 우리는 전면 이동제한은 하지 않았다는게 하나가 있고, 또 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는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5월말쯤 세계 코로나19 상황도 점차 풀려나간다고 생각하고, 하반기 수요위축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아울러 현재 언택트 이코노미로 비대면을 통한 경제활동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부분은 우리나라나 반도체 수출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치니 이런 요인들이 한꺼번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아주 나쁜 성장 기록을 나타내진 않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3월 하순에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1분기 성장률에 얼마나 반영됐다고 보나.

△1차 추경안이 3월 하순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실제 집행되는 부분은 그 이후에 이뤄지니 1분기 성장에 1차 추경의 효과가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다만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당초 기대와 다르게 플러스를 나타낸 건 당초 예산 집행을 앞으로 당긴 영향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이 향후 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정부소비가 아무리 늘어나도 민간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한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률이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 과정에서 최대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 노력할 거란 말씀만 드릴 수 있다. 민간부문에서의 성장, 심리 파트가 계속해서 안 좋은 상황이고 이동 제한 조치를 한다든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아니면 심리적으로 아주 위축되고 불안심리가 있어서 민간소비가 위축된 파트가 있을 거다. 코로나19 진정되면 나아질텐데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여야만 수출량을 통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이다.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대책을 통해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맷집을 기르는 쪽으로 끌고 나가다 세계 상황이 개선되면 우리 경제가 밝게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하나. IMF는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와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해 전망해달라.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수정 전망이 나오게 된다. 그 전망 역시 전제를 두고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IMF는 연간 -1.2% 성장을 전망했는데 이는 2분기에 상당폭의 마이너스 성장 이후 3~4분기 파(par)수준이나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그린 것이다. 앞으로의 경제 성장은 코로나19의 우리나라 상황이 약간 진정된 상황에서 세계적 상황도 점차 완화된다면 2분기 마이너스 성장 폭이 얼마나 될지, 3분기 이후 회복 폭이 얼마나 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한은 역시 수정 전망치를 제시하는 5월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생각한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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