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챙겨온 따뜻한 아버지 3명 살리고 하늘의 별[따전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4일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임영수(72)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22일 밝혔다.

고(故) 임영수(왼쪽)씨 모습

임영수씨는 충남 연기군에서 5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에 늘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고, 기부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이화여대 부속병원(동대문병원) 교직원으로 근무했고, 퇴직 후에는 산책과 등산을 좋아했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교회 장로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늘 앞장섰다.

지난 6월 7일, 아침 운동 중 건널목에서 신호 위반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고인은 대학병원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아픈 이들의 어려움을 공감해왔고 2014년 기증희망등록을 통해 생명나눔의 약속을 한 바 있다. 유족도 고인의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했기에 기증에 결심했다.

고인은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좌), 안구(좌, 우)를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에게 삶의 질을 개선했다.

고인의 아들 임재범씨는 “아버지,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버지로 인해서 가족 모두 행복했어요. 남은 가족은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앞으로 항상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도록 할게요. 사랑하고 존경해요”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기증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와 가족은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의 씨앗을 꽃 피운 영웅”이라며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우리도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