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땅한 보수후보 없어..그나마 박원순이 낫다"

박원순 시장 유세 현장 따라가보니
"안아달라" 등 청년들의 환호 이어져
60% 지지율 비결..보수층 지지도 얻어
  • 등록 2018-05-22 오후 6:38:20

    수정 2018-05-28 오후 6:17:04

21일 박원순 서울 시장이 선거 유세차 신촌역 현대백화점 앞 광장에서 ‘청년들과 하이파이브’ 행사를 하던 중 한 청년의 포옹을 받고 있다.
[글·사진=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평소에도 박원순 시장님을 지지해서 꼭 뵙고 싶었다.”

지난 21일 신촌 현대백화점 앞 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4·여)씨에게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씨는 가던 길을 가자는 남자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세를 나온 박 시장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함께 사진까지 찍고 갔다.

6·13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나선 박 시장은 과반이 넘는 지지율을 증명하듯 가는 곳곳에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청년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모양새였다. 보수 유권자층에서는 ‘박원순이 좋아서’가 아니라 ‘마땅한 보수후보가 없어’ 박 시장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지지율 60%을 받치는 청년들의 지지

같은 날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대학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 자리. 25개 대학 학보사에서 총 60여명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학보사 기자들은 박원순 시장에게 “연이은 시장 도전에 서울 시민들이 박원순 피로도를 느낄 법도 할 것 같다” 등 날 선 질문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러나 간담회가 끝나자 학보사 기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 시장 앞으로 길게 줄을 서면서까지 박 시장과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학보사 기자는 박 시장과 사진을 찍었다며 줄을 서고 있던 친구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길게 늘어선 학보사 기자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박 시장의 다음 일정이 약 20분 정도 늦어졌다.

이런 반응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지난 13~14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의 지지도는 60.8%로 경쟁자인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16%)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3.3%)를 가볍게 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시장에 대한 지지는 청년들에게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학보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청년들과 하이파이브’ 행사를 하기 위해 신촌역을 찾은 박 시장 주위에는 “박원순 시장이다”라며 반가워하는 청년들이 몰려들었다. 하이파이브 후 안아달라는 청년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21일 영천시장으로 선거 유세를 나온 박원순 서울 시장이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수적인 중·장년층도 지지..“친근한 이미지 좋아”

박 시장에 대한 지지는 중·장년층에서도 여전했다. 영천시장에서 10년 넘게 옷가게를 하고 있다는 문모(54·여)씨는 영천시장을 찾은 박 시장이 악수를 건네자 배시시 웃었다. 6·13 지방선거에서 어떤 후보자를 뽑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문씨는 “박 시장을 뽑을 것”이라며 “다른 후보에 비해 젠틀해 보이는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시장 상인들은 박 시장과 악수하면서 평소 마음에 담아 두었던 애로 사항을 꺼내놓기도 했다. 영천시장에서 20년 간 장사를 해왔다던 한 상인은 “영천시장 근처 도로가 종종 물에 잠긴다”며 “배수 시설을 한 번 점검해줬으면 좋겠다”고 박 시장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 상인은 “박 시장님이 친근하니까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장년층이 박 시장에게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미지근한 모습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인왕시장 부근 노점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김모(52)씨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마음에 들어서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보수정당들이 지금 이미지도 좋지 않고 출마한 후보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나마 박원순 시장이 낫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박 시장을 뽑으려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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