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이 과격 테러리즘을 선동해 무슬림에 대한 전 세계인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판단하는 이가 다수지만, 서방 중심의 세계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투사로서 빈 라덴을 기억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그리워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또 서방과의 결사항전을 부르짖는 무장 정파들은 강력한 보복을 다짐하며 서방을 위협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빈 라덴의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은 환호와 애도 등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의 죽음을 부인하고 서방의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우디 동부 알-카티프에서 온 모하메드 알 사이디 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인 대다수는 그를 범죄자라고 생각한다"며 "소수만이 그를 영웅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극단주의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예멘 대통령실 관계자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작전 성공을 환영하며 전 세계 테러를 종식하기 위한 모든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빈 라덴이 제거됐으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사활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경우, 온·오프라인을 통해 빈 라덴의 죽음을 계기로 서방 국가들에 대한 결사항전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보복 테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