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기회"…칼 아이칸등 기업하이에나 `득세`

서브프라임 부실 만회방안 요구
아이칸, 모토로라 분사계획 받아내
펠츠, 웬디스 이사회 개편 압박
  • 등록 2008-02-12 오후 3:53:25

    수정 2008-02-12 오후 3:53:41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행동주의(activist) 주주들의 활동이 최근들어 다시 왕성해 지고 있다.

`기업 사냥꾼`으로까지 불리는 칼 아이칸이나 넬슨 펠츠는 심심찮게 미디어에 얼굴을 내밀고 있고, 지난해 홈디포에서 밥 나델리 최고경영자(CEO)를 물러나게 했던 것으로 유명한 랠프 위트워스도 움직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이들의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연례 주주총회에 앞서, 투자실적 부진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들이 기업 지배구조 및 실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가 좀 더 적극적인 방안과 미래 전략을 보여주라는 요청이다.

▲ 칼 아이칸
모토로라 지분을 3%가량 보유하고 있는 아이칸은 드디어 모토로라로부터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휴대폰 사업부 분사` 카드까지 받아냈다. 

모토로라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전략적 사업 재편을 고민하고 있으며, 대안으로 모바일 사업 부분의 분할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트워스는 스프린트 넥스텔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이 이끄는 투자사 릴레이션즈 인베스터스를 통해 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 스프린트가 초고속 무선 인터넷 서비스 와이맥스(Wimax)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피력해 왔다.
 
스프린트는 전임 게리 포시 CEO 사임과 더불어 와이맥스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접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직 투자 규모에 비해 얼마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지 불투명한 까닭이다. 최근엔 관련 제휴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스프린트, 와이맥스 제휴 백지화-WSJ

그는 다른 행동주의 주주들과는 달리 경영진을 아예 쫓아내는 데 중점을 두는 편. 홈디포에서도 그랬고, 소버린 뱅크 오브 펜실바니아의 경우도 그랬다.

▲ 넬슨 펠츠
헤지펀드 `트라이언 펀드`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펠츠는 11일 웬디스 인터내셔널에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웬디스 지분 9.9%를 갖고 있다.
 
그는 벌써부터 웬디스에 매각 압박을 넣어왔으며, 이번엔 6명의 이사를 새로 두어 총 이사수를 15명으로 늘리라고 요구했다. 뭔가 달라질 것을 눈치 챈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날 웬디스 주가는 1.8% 올랐다.

미국 교직원연금(TIAA-CREF)도 투자 기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톨 브러더스, 메릴린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 메리티지 홈즈 등 5개사를 대상으로 CEO 승계 문제를 더 꼼꼼히 따질 계획이다.
 
TIAA-CREF 기업지배구조 부문 헤드인 최혜원 부사장은 "기업의 이사들은 주주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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