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서 기술유출 막고 초격차 확보 위한 틀 나왔다

특허청, 반도체분야 전문임기제 특허심사관 30명 최종 선발
평균경력 23.9년·90%가 현직 등 베테랑 지원 …6대1 경쟁률 기록
  • 등록 2023-02-23 오전 11:00:00

    수정 2023-02-23 오후 1:14:54

류동현 특허청 차장이 23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반도체 분야 전문임기제 특허심사관 채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핵심기술 유출을 막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제도적 틀이 완성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퇴직한 우수인력이 전문임기제 특허심사관으로 채용, 특허심사의 질적 제고와 함께 우수인력의 해외 이직을 막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허청은 반도체 분야 전문임기제(나급) 특허심사관 채용 절차를 진행, 최종 합격자로 30명을 선발한다고 23일 밝혔다. 전문임기제(나급)는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임용되는 임기제 공무원(5급 상당)으로 최초 2년 근무 후 최대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한 제도이다. 이번 채용은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반도체 분야 우수인력의 해외 이직에 따른 핵심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이들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특허심사에 활용해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초 민간 기업과 비교해 낮은 급여와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반도체 전문가의 지원이 저조할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원서접수 결과, 175명이 지원해 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이는 통상 2~3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는 전문임기제 심사관 채용에 비춰볼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특허청은 지원자의 역량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문 분야별 외부 전문가를 평가위원으로 위촉했으며, 2개월여의 치열한 서류심사 및 개별면접을 거쳐 모두 30명을 최종 선발했다.

최종 합격자를 보면 최고령 합격자는 60세, 최연소 합격자는 41세로 합격자 평균연령은 53.8세이며, 반도체 분야 평균경력 23년 9개월, 석·박사 학위 보유율 83%, 현직자 비율 90%에 이를 정도로 최신기술 동향에 정통한 반도체 분야 베테랑 전문인력들이 선발됐다. 합격자들은 임용 후 신규 심사관 교육 등을 거쳐 반도체 설계·공정·소재 등 세부 기술분야별 부서에 배치, 특허심사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심사역량 배양을 위해 2년여간의 밀착 지도를 받게 된다. 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특허청의 이번 채용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A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특허청을 직접 방문해 “이번 채용은 반도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으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전했고, B기업 관계자도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여타 첨단기술 분야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허청은 이번 채용 지원자의 86%인 150명이 반도체 분야 기업 출신이고 해외기업 경력자의 국내 유턴 지원도 4명에 달하는 등 기술 유출 방지 대책으로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류동현 특허청 차장은 “이번 채용은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며, 민간의 우수 퇴직인력을 공공 영역에 활용하는 공직 인사에 있어 새로운 실험 틀이기도 하다”면서 “이를 통해 반도체 분야 핵심인력의 해외 이직을 방지하고, 반도체 특허의 신속·정확한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허청은 올 하반기에 반도체 분야 전문 특허심사관의 추가 채용을 추진할 예정이며, 향후 행전안전부 등과 협의해 2차전지 등 타 기술분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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