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리포트)2% 부족한 경제자유구역

  • 등록 2005-05-04 오후 4:40:00

    수정 2005-05-04 오후 4:40:00

[edaily 최한나기자] 일부 고대생들의 `이건희 회장` 반대시위가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경제인들은 이 시위가 우리 사회의 반(反)기업정서를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反기업정서는 `외국인이 기업하기 특별히 좋은 곳`을 만들려는데서도 지적되고있습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다녀온 경제부 최한나 기자의 얘기입니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의 기존 경제자유구역 흉내내기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그들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혜택을 줘야 외국 유수 기업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바라보는 한국은 `반(反)기업 정서가 팽배한 규제강국`입니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고 각종 규제에 대해 철저히 재검토해야할 시점입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개시한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그 화려한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송도를 방문한 기자는 착착 들어서고 있는 최첨단 시설들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첨단 생명공학산업이 집중적으로 들어설 송도 바이오단지에는 美 백스젠(VaxGen)사와 합작한 국내 바이오산업의 선두주자 셀트리온(Celltrion)이 자리잡았습니다. 셀트리온은 이미 5만ℓ의 단백질을 배양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을 갖췄고 앞으로 최대 15만ℓ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 증설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도 고부가가치 상품인 바이오신약의 개발 및 판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2001년 7월 첫 삽을 뜬 인천 남해상 컨테이너부두도 웅장한 진용을 기대케 합니다. 오는 2009년 남항 컨테이너부두가 완공되면 접안시설 6선석 및 연간 675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됩니다. 대중국 교역의 중심지로 삼기에 부족치 않은 규모입니다. 무엇보다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은 88만평 부지에 건설되고 있는 아시아 트레이드 타워입니다. 총 65층으로 세워질 이 건물은 비스듬한 면을 엇대게 세워둔 듯한 독특한 외관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글로벌 기업인들이 일과 생활을 병행하기에 불편치 않도록 사무실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는 것은 물론입니다. 업무거점지구에서 5분만 걸어나오면 거주지역이 위치해 있습니다. 새로 건설된 아파트는 그야말로 `유비쿼터스` 세상입니다.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집안의 냉난방 및 가스 시설을 작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컨디션과 신체지수를 측정해 병원과 바로 연결해주는 건강관리 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최첨단 의료시설이 갖춰진 외국 병원과 세계 최고의 커리큘럼을 지닌 외국인 학교도 들어섭니다. 세계적 시설과 견주어 뒤쳐지지 않는 121만평의 골프장과 수족관, 대규모 쇼핑몰과 공원 등도 세계적 국제업무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명백히 보여줍니다. 이런 첨단 시설들이 속속 완공돼 오픈하면 국제업무지구는 2015년, 경제자유구역은 2020년 최종 완공됩니다. 이만하면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 자본가 유치에 부족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기자에게, 그곳에서 뛰고 있는 기업인들은 "화려한 시설만으로 다 되는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송도국제도시의 기획과 설계, 시공과 시운전 등 프로젝트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조용경 포스코건설 부사장은 "외국 기업이 바라는 건 따로 있다"고 잘라 말합니다.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는 외국 기업은 법인세 감면 특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상업종은 제조업과 호텔, 물류업에 한정됩니다. 조 부사장은 "현재 인천 경제특구에 관심을 보이는 10여개의 외국기업들이 모두 우리정부의 까다로운 규제와 제한된 혜택을 지적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IT, BT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세금 감면 대상에서 이들 업종을 제외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주거지 배분에도 불만이 제기됩니다. 4일 1차분양이 시작되는 특구지역의 주택은 인천지역 3년이상 거주, 주택청약 1순위 등 조건을 충족시킨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돼 있습니다. 조 부사장은 "주거문제만 해결되면 당장이라도 특구로 이전하겠다는 국내 기업이 적지 않다"며 "일반인보다는 입주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해야, 일과 생활이 함께 이뤄지는 경제특구로서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 기업인들이 반복 강조한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반(反)기업 정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송도국제도시의 첫 입주기업인 셀트리온 서정진 사장은 "정말 성공적인 경제특구를 만들어내려면 국민 모두가 한발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국자본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나 기업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신속히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부사장도 "기업에 대한 적대적 국민정서를 우려하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다"며 서 사장을 거들었습니다. 화려한 시설과 최첨단 공장을 잔뜩 들여놓는다고 해도 기업에 대한 적대적 시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세계 일류의 비즈니스 도시 건설은 요원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최근 있었던 대학생들의 이건희 회장 학위수여 방해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기업의 성과에 대해 중립적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인 면을 격려해달라는 기업인들의 간곡한 당부가 실현되려면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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