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식사 회동을 제안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식사가 아닌 정책 회동을 해야 한다고 거절하며 벌어진 여야 대표의 신경전 끝에 극적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여야 대표의 만남은 공개 정책 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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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 토론 제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며 “이와 관련해 양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비서실장 등 실무단위를 구성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분야별 과제를 선정하고 쟁점 과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개정책 토론으로 진행하려 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정책대화와 관련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대표는 전날 식사 회동을 두고 신경전을 시작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진행한 출입기자와의 티타임에서 이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때 ‘얼굴 한 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하든지’ 그랬더니 (이 대표가) ‘국민들은 그냥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 라고 그러더라”라고 답했다.
그는 “이해가 안 된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얘기도 나오고 필요하면 구체적인 논의도 하는 것 아닌가. 날 만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 측은 지난 3월 당 대표 취임 후 이 대표와의 만남을 여러 번 요청했으나 이 대표 측이 모두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안 그래도 힘든데 여야 대표가 만나서 밥 먹고 술 먹고 하는 것보단 여러 정책에 대해 얘기하자고 했더니 그건 안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밥 먹고 술 먹는 건 친구들이랑 하라”며 “국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다. 경제도 어렵고, 민생도 어렵고, 안보도 위기고, 외교는 더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뭘 하는 척 쇼 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소주 한잔하고 밥 먹은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